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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도 혹시 단두대에 목이?<英紙>

한부울 2008. 3. 17. 13:26
 

우리 조상도 혹시 단두대에 목이?<英紙>

[연합뉴스] 2008년 03월 17일(월) 오전 09:56


佛서 단두대에 처형된 조상 찾아주는 사이트 '인기'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혹시 우리 조상님도 기요틴에 목이…?"프랑스대혁명 기간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사람들의 명단을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가 개설돼 수십만명의 프랑스인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15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아마추어 계보학자인 레이몽 콩베가 개설한 '기요틴'(http://les.guillotines.free.fr)은 '당신도 목이 잘린 조상이 있느냐'는 소름끼치는 질문을 던진다. 1789년 프랑스 국민의회 정부 시절 의사였던 조지프 기요탱의 제안으로 도입된 기요틴은 2.3m 높이의 두 기둥 사이에 무게가 40㎏이 넘는 칼날이 매달려 있는 구조다.


초속 7m로 떨어지는 칼날이 기둥 아래 묶인 사형수의 목을 순간적으로 잘라내는 이 기계는 애초 고통을 최소화한다는 인도적 취지로 도입됐지만, 이후 무차별적인 정적 학살의 도구가 되면서 소위 '공포정치'의 상징이 됐다. 문제는 혁명직후의 혼란속에 무고한 시민들마저 왕당파로 몰려 목숨을 잃은 경우가 많다는 것.


최근 자신의 조상이 왕의 초상이 새겨진 금화를 숨겨놨다는 이유로 사형된 사실을 알게 된 드니 사라쟁-샤펜티에(54)는 "그는 반혁명죄로 사형됐지만 실제론 그저 가난한 농부였다. 그는 자신의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건 귀족뿐 아니라 농민과 소작농, 평민들 역시 목이 잘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프랑스는 지금껏 공화정을 탄생시킨 대혁명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지 않기 위해 이러한 잘못들에 눈을 감아왔다고 지적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1792년부터 1795년까지 기요틴에 목이 잘린 사람의 수는 모두 1만7천500명으로 이들의 후손은 대략 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콩베의 사이트에 기록된 희생자는 이미 1만8천명이 넘는다.


콩베는 앙시엥 레짐 말기에도 프랑스 전역을 휩쓴 폭력으로 수만명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이건 우리 역사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난 그 모든 폭력이 정말로 필요한 것이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기요틴을 사용한 마지막 사형이 집행된 것은 1977년으로, 프랑스 정부는 4년 뒤인 1981년 사형제를 폐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