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서 5500년 된 광장 발견
[중앙일보] 2008년 02월 27일(수) 오전 05:24
[중앙일보 최지영] 페루 수도 리마에서 북쪽으로 약 370㎞ 떨어진 도시 카스마에서 약 5500년 전에 지어진 유적이 발굴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500년 전 유적지는 미주 대륙 전체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유적을 발견한 페루·독일 공동 연구팀에 의하면 유적은 동그란 야외 광장으로 폭이 11m 정도 되며, 돌과 벽돌로 만들어져 있다. 주로 사람들을 모아놓고 의식을 행하는 건축물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유적지는 이달 초 카스마에서 발견됐던 유적지 ‘세친 바호’에서 발굴됐다. 연구팀은 세친 바호의 기존 유적지 밑에서 찾아낸 새로운 유적을 탄소연대로 특정한 결과 약 5500년 전인 기원전 350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원전 2560년에 완성된 이집트 기자 지역의 대피라미드(Great Pyramid of Giza)보다 훨씬 더 오래된 것이다. 연구팀에 참여한 페루 문화 국립연구소의 시저 페레스는 “페루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인류 4대 문명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이집트·인도·중국과 더불어 페루 지역에서도 5000여 년 전에 인류가 도시를 만들었다는 것이 확실해졌다”고 밝혔다. 또 “세친 바호의 기존 유적지는 360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번에 5500년 전의 건축물이 발견됨에 따라 발달된 미주 대륙 문명이 세친 바호보다 2000여 년 전에 이미 존재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독일 연구팀을 주도한 옌케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야외 광장 아래에는 4~5개의 광장이 추가로 묻혀 있다”며 “야외 광장이 100~300년의 세월을 두고 여러 번에 걸쳐 다시 지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는 인류가 5500여 년 전에 이미 대규모 건축물을 지을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고고학자들은 대부분 처음 유적지를 발견하고는 그대로 흙으로 덮어뒀다가 정부로부터 발굴 비용을 지원받아 본격적인 발굴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런 유적지들이 많고 관리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안데스 산맥 인근 국가들에서는 도굴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옌케 교수는 “다행히 이번 유적지는 도굴꾼들이 발굴지를 파괴하지 않아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발견했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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