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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의 근간 … 번체자 되살리자

한부울 2008. 3. 14. 12:42
 

중국문화의 근간 … 번체자 되살리자

[중앙일보] 2008년 03월 14일(금) 오전 02:19

 

 

[중앙일보 정용환] 중국 국민가수 쑹쭈잉(宋祖英) 등 문화·예술계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들이 중국어 번체자(繁體字) 부활에 앞장섰다. 쑹은 인순이·패티김처럼 여러 세대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얻는 연예계 거물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방도시보 등 중국 언론은 13일 쑹 등 21명의 정협 위원들이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번체자 교육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제안서를 공동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은 전통 한자인 번체자를 간략하게 바꾼 간체자(簡體字)를 공식 문자로 인정하고 있다. 1964년 공산당 주도로 간체자가 발표된 뒤 중국 전역과 싱가포르에서 사용되고 있다. 획수가 많은 번체자가 신속한 정보 전달에 장애가 된다는 게 변경 이유였다. 문맹률이 높은 중국에선 배우기 쉬운 간체자가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30년대 유명 작가 루쉰(魯迅)이 “한자가 사라지지 않으면 중국은 반드시 망한다(漢字不滅, 中國必亡)”고 말할 정도로 번체자는 비효율적이고 어려워 중국 근대화를 가로막는다는 인식이 많았다. 그러나 쑹은 “간체가 문화 발전의 상징이지만 동시에 중국 문화의 단절을 초래했다”며 “번체는 중국 문화의 근간이기 때문에 번체를 알면 중국 문명·한자의 유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제안 사유를 밝혔다.


이들이 번체의 부활을 추진하게 된 데는 한자 입력 소프트웨어가 크게 향상돼 번체를 써도 불편하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기술 발달로 간체의 특장점이 줄어든 이상 지식의 보고인 번체를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대만과 홍콩에선 아직도 번체자가 통용되고 있다.


정용환 기자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