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선 탑승자는 '여성'

 

한국 첫 우주선 탑승자는 '여성'

[머니투데이] 2008년 03월 10일(월) 오후 02:59

 

 

[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우주인 고산씨에서 이소연씨로 막판 뒤집혀..고산 '규정위반']

결국 우주를 최초로 밟는 한국인은 '여자'에게 돌아갔다. 여성 우주인을 배출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7번째이며, 이소연씨는 전세계에서 50번째로 우주를 밟는 여성으로 기록된다.

첫 한국 우주인을 선발할 당시만 해도 '여성'을 우주인 후보자로 선발한 것을 놓고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강했다. 우주인 선발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성별 대결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이소연씨는 흔들리는 모습없이 훈련에 임했다. 지난해 9월 탑승 우주인으로 고산씨가 선정됐을 때도 2인자로 그친 이소연씨는 낙담하는 표정없이 '선의의 경쟁자'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막판에 드라마가 연출됐다.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2인자로 훈련과정만 마쳤던 이소연씨가 막판에 고산씨를 제치고 '한국의 첫 우주인'으로 확정됐다. 우주인으로 선발됐던 고산씨가 '훈련 규정'을 어기면서 우주여행 티겟은 이소연씨에게 돌아갔다.

갑작스레 우주선 탑승자로 확정된 이소연씨의 감회도 남다르다. 고산씨와 똑같이 구슬땀을 흘리며 지난 13개월동안 지독한 우주훈련을 받았던 그였다. 여자의 몸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하는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소연씨는 무리없이 전 과정을 소화해냈다.

그랬기 때문에 막판에 우주인을 교체할 수밖에 없었던 정부 당국도 교체에 따른 부담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막판 반전으로, 우주인과 교신장면은 더 극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도 나온다.

지금까지 지구촌을 통틀어 여성 우주인은 49명. 이 중 48명이 국가가 배출한 우주인이고, 민간 관광객은 1명에 불과하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1명, 러시아(옛 소련 포함)가 3명, 캐나다 2명에 이어 프랑스와 일본, 영국이 각각 한명의 여성 우주인을 배출했다.

세계 최초의 여성 우주인은 소련 출신의 발렌티나 테레시코바. 그는 63년 6월 16일부터 4일간 우주를 방문했다. 미국의 엘린 콜린스는 세계 최초로 우주왕복선을 조종한 '여자 선장'이다.

 

 

일본은 치아키 무카이가 94년 7월 우주왕복선에 탑승하면서 여성 우주인 배출국이 됐다. 민간으로서 자비를 들여 우주를 여행한 여성도 있다. 성공한 기업가로 꼽히는 이란계 미국 여성 아누셰 안사리가 그렇다. 그녀가 우주 여행을 위해 쏟아부은 경비는 200억원에 이른다.

영국 최초의 우주인인 헬렌 샤만도 우주인 기록에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91년 5월 '소유즈 TM-12'에 탑승한 헬렌 샤만은 우리나라의 이소연씨처럼 해당국 최초의 우주인이자 여성 우주인이었다.

탑승 우주인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소연씨는 오는 12일 모스크바의 '우주인 MCC'(미션 컨트롤 센터)를 방문한 후 17일 가가린 훈련센터에서 우주인 최종시험을 치르게 된다. 이틀 후인 19일 우주인최종결정위원회가 열리면 현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고 공식 기자회견을 갖게 된다.

20일부터 24일까지는 모스크바 인근 휴양지에서 탑승전 마지막 휴식기를 갖는다. 이씨는 복귀 후 곧바로 최종 의학검진을 받고 러시아 연방우주청 장관과 면담한 후 26일 우주선이 발사되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로 이동하게 된다.

이소연씨를 태운 소유즈 우주선 발사일은 오는 4월 8일. 1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4월 19일 귀환하는 캡슐에는 국제 우주정거장 제16대 원정대 선장이었던 미국 여성 우주인 페기 윗슨이 동승할 예정이다. 탑승 우주인 3명 중 2명이 여성이 되는 셈이다.

한편 78년 4월 27일 광주 출생인 이소연씨는 KAIST 기계공학과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지난 2월 KAIST 바이오시스템 박사 과정을 마쳤다. 1남2녀 중 장녀인데다 KAIST 학사과정 중 소수 여학생을 위한 모임과 MT를 기획하는 등 사회성이 좋다는 평가다.

기계설계 디지인 뿐 아니라 심미적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아 산업디자인과 과목을 청강하고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국제 학술대회에 직접 디자인한 로고가 채택되기도 했다. 대학원 시절 실험실의 대표 로고도 이씨가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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