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들 ‘외로운’ 설맞이
[쿠키뉴스] 2008년 02월 06일(수) 오전 10:15
“너무 그립습니다”
“어머니! 나는 잘 있으니 통일이 될 때까지 잘 지내고, 형님들은 만날 때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2년 전 어머니와 형, 누나를 두고 홀로 북한에서 남한으로 내려온 염모(36)씨는 이번 설에는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차례를 지내기로 했다.
그는 “지난 설에는 집에서 혼자 차례를 지낸 뒤 외롭고 쓸쓸한 마음에 술을 마시다 울었다다”며 “이번 설에는 고향 땅에서 조금이라도 가까운 통일전망대를 찾아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드리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맞아 고향을 방문하기 위한 준비에 모두 들떠 있지만 북한이탈주민의 설은 외롭고 쓸쓸하기만 하다. 특히 홀로 북에서 탈북한 이들은 명절이 돌아와도 낯선 땅에 가족, 친지가 없어 홀로 명절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9월 부모와 누나, 남동생에게 아무런 말도 남기지 못하고 홀로 탈북한 차모(21)씨는 이번 설에 아무런 계획이 없다.
누나가 제일 보고 싶다는 그는 “지난해 설에는 가족끼리 모여 즐겁게 음식을 나누며 명절을 보냈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어 마음 한 구석이 쓸쓸하기만 하다”며 “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를 부모, 형제들이 너무 보고 싶고 하루 빨리 통일이 돼 가족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고 싶다”고 희망했다.
요즘에는 ‘TV’에서 뉴스만 봐도 눈물이 난다는 이탈주민 김모(여·26)씨는 “TV에서 설 얘기만 나오면 살아계신지 돌아가셨는지도 모르는 부모님과 언니, 오빠들 걱정에 눈물부터 나온다”며 “설날에 가족, 친지들과 함께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고, 부모님께 세배를 드리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며 긴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은데 아버지 사진만 갖고 있어 꿈에서라도 어머니를 한 번이라도 만나고 싶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들의 신변보호를 맡고 있는 춘천경찰서 보안계 박금자 경사는 “도내에 거주하는 200여명의 북한이탈주민은 대부분 홀로 살고 있어 명절만 돌아오면 평소보다 더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낀다”며 “이들에게 가족이나 친지와 같이 서로 이해하고 어울릴 수 있는 이웃들의 정서적인 노력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강원일보 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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