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분의1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에서 귀환까지
[뉴시스] 2008년 01월 14일(월) 오후 07:03
[서울=뉴시스]한국우주인 후보자 고산, 이소연씨는 선발 뒤, 최종 러시아 의학검사를 통과하고 1개월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자체교육을 받았다. 이후 2007년 3월 7일 러시아 가가린우주인훈련센터에 입소해 강도 높은 우주인 훈련을 받고 있다. 훈련은 올해 3월까지 이어진다. 1년이 넘게 진행되는 셈이다.
훈련은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러시아어 교육을 비롯해 우주비행을 위한 이론교육, 소유즈호 및 국제우주정거장 이론 및 시뮬레이터 훈련, 생존 훈련, 우주적응 훈련, 과학임무 훈련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건강유지를 위한 체력훈련과 기본 소양교육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는 러시아어 집중교육, 체력훈련, 우주선 및 국제우주정거장 이론 및 시뮬레이터 교육, 정신심리 훈련, 생존훈련 등 기본훈련을 받았다. 특히 우주에서 지구로 귀환할 때 예기치 못하게 바다나 숲, 늪지대에 비상 착륙하는 경우를 대비한 수상생존훈련을 그해 7월 우크라이나의 흑해에서 실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러시아에서의 상반기 훈련을 마치고 일시 귀국해 우주에서 시현할 18가지 우주실험에 대한 1차 임무훈련을 받기도 했다. 또 대한민국 과학축전에 참가해 청소년들에게 우주인 훈련에 대한 생생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 러시아로 돌아간 우주인들은 오는 3월까지 하반기 훈련을 받게 된다. 하반기 훈련에서는 상반기 훈련내용에 더해 무중력 적응, 중력가속도 적응, 저압실 적응 등 우주적응 훈련과 우주비행을 함께 할 해외 우주인들과의 그룹훈련, 미국 NASA 존슨우주센터에서의 훈련, 지상생존 훈련 등을 하게 된다.
또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8일간 머물면서 수행할 18가지 과학실험을 위해 지난해 12월 일시 귀국해 2차 임무훈련을 받았다.
◇ 우주로 발사되는 ‘소유즈’…한국우주인 무얼 하나
탑승 우주인인 고산 씨와 예비우주인 이소연씨는 3월말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로 이동해 발사 준비를 한다. 탑승우주인만 우주선에 최종적으로 탑승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발사 전까지 예비우주인도 함께 행동하게 된다.
우주비행 5일 전부터는 외부와 격리된 채 의학적 관리를 받게 된다. 발사 당일인 4월 8일에는 발사 약 5시간 전에 발사장에 도착한다. 발사체와 발사대를 점검하는 동안 우주복을 착용하고 발사 2시간30분 전에 우주선에 탑승해 우주복, 탑재장비, 시스템, 우주선내 압력 및 온도, 통신 등을 점검하게 된다. 준비가 끝나면 예정된 시간에 우주로 발사된다.
발사 약 9분 후에는 소유즈 우주선이 발사체와 완전히 분리되며, 엔진점화 후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을 위한 접근을 시도한다.
모두 2일간의 궤도조정 우주비행을 통해 국제우주정거장 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와 도킹하게 되면 우주인들은 국제우주정거장의 러시아 모듈인 즈베즈다(Zvezda)로 자리를 옮겨 총 7~8일간 체류하면서 과학실험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국 우주인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생활을 체험하며 18가지의 기초과학실험 및 교육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기초과학실험은 우주 공간에서 식물발아 생장 및 변이 관찰실험, 우주 공간에서 사용할 소형 생물배양기 개발, 초파리를 이용한 중력반응 및 노화유전자의 탐색, 미세중력이 안구압에 미치는 영향 및 우주환경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 연구, 무중력 상태에서 제올라이트 합성과 결정 성장, 무중력 상태에서 금속-유기 다공성 물질의 결정성장, 한반도 및 지구의 대기 및 기상관측 연구, MEMS(극초소형기계) 기술을 이용한 망원경 개발 및 극한 대기현상 관측, 국제우주정거장 소음 환경 문제 파악 및 개선 연구, 우주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메모리 소자 실증 실험, 미세중력상태에서 소질량 물체의 무게 측정 장비 개발, 한국 전통식품을 활용한 우주식품 개발, 미세중력상태에서의 우주인 신체(얼굴)의 형상 변화 연구 등이다.
교육실험으로는 지구와 우주에서의 물의 현상 비교, 지구와 우주에서의 회전운동 및 뉴턴 법칙 비교, 지구와 우주에서의 표면장력 차이점 비교, 지구와 우주에서의 펜이 써지는 차이점을 비교, 지구와 우주에서의 식물성장 비교 등이다.
◇ ‘지구’로 돌아오는 길은
모두 10일간의 우주비행을 마친 한국 우주인은 4월 19일 소유즈 우주선에 다시 탑승해 지구로 귀환한다.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은 미국의 우주왕복선처럼 활강비행을 통해 지구로 귀환하는 게 아니라 캡슐의 낙하산을 펼쳐 카자흐스탄 초원지대로 착륙하게 된다.
귀환 모듈인 캡슐은 지구대기권 진입 시 지구 대기층과의 마찰력으로 바깥 부분은 매우 뜨겁게 가열되지만 낙하산과 연착륙 엔진을 가동해 하강속력을 줄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다. 최초의 한국 우주인은 지구로 귀환한 후 러시아에서의 회복 훈련을 받고 5월 초 국내로 귀국하게 된다.
한국우주인배출사업에 대해 과학기술부는 “한국의 우주개발 미개척 분야인 우주인 선발, 훈련, 관리와 관련 노하우 및 우주실험 기술, 유인 우주실험장비 개발 기술을 확보한다는 의의가 있다”며 “청소년과 국민들에게 우주개발의 필요성을 제고시키고 과학기술에 대한 자긍심과 활력을 불어 넣는 과학대중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주인 배출 사업은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유인 우주기술 확보와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2005년 11월 시작됐다. 청소년들에게 우주개발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는 의미도 있었다.
애초 2004년 6월부터 1년간 추진방식과 선발기준(안), 임무개발(안) 등을 마련했지만 사업이 본격화 한 이후 선발기준 및 추진체계에 대한 계획을 다시 세우고 실제 추진계획을 5개월간 마련했다.
선발 공고가 난 것은 2006년 4월 21일 과학의 날이었다. 이날 우주인 선발 공고와 함께 서울광장에서 출정식을 열기도 했다. 7월 14일까지 인터넷을 통해 약 3개월간 만19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우주인 후보자 공모를 진행했다. 총 지원자는 3만 6206명에 달해 국민들의 관심도를 짐작케 했다. 정부는 서류평가를 통해 선발자격을 충족한 1만 58명을 선별했다. 이중 영어 및 종합상식시험을 통해 500명을 선발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7월 중순 1차 선발 과정을 시작하려 했지만, 그해 전국적인 집중호우와 수해피해가 심각해 일정을 9월로 연기하게 된다. 9월 2일 열린 1차 선발 과정은 전국 6개 도시에서 기초체력평가를 위한 3.5㎞ 달리기를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기본신체검사를 통해 500명 중 1차로 245명을 선발했다. 2차는 10월 21, 22일 이틀간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KAIST에서 임무 수행능력에 대한 일반면접, 영어면접, 체력평가 등을 벌여 30명을 선발했다.
11월말 진행된 3차 선발평가에서는 정밀신체검사, 우주적성검사, 상황대처능력 등의 평가를 통해 10명으로 후보자를 압축했다. 합숙평가, 훈련기 탑승 및 러시아 현지적응평가 등으로 진행된 최종 4차 선발 평가를 통해 성탄절인 12월 25일 우주인 후보자 2명(고산, 이소연)을 선발했다. 이후 러시아 훈련과정 평가를 통해 지난해 9월 5일 한국우주인 선발협의체에서 탑승우주인으로 고산, 예비우주인으로 이소연씨를 결정했다.
김훈기 기자 뉴시스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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