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영그는 풍년의 꿈
[뉴스메이커] 2007년 12월 27일(목) 오후 05:17
식물 생장 실험을 하는 연구원.
"우주에서 식물을 키워보세요.” 2008년 4월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고산씨가 우주로 떠날 예정이다. 그와 함께 우주로 갈 수 없을까? 비록 몸은 갈 수 없지만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한 가지 있다. 우주와 지구에서 식물이 어떻게 다르게 자라는지 비교하는 ‘식물 생장 비교 실험’에 참가하는 것이다.그 대신 조건이 있다. 먼저 초등학생이어야 한다.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최근 이 실험 프로젝트에 참가할 학생과학임무팀을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전국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총 1000개 팀을 모집하며, 신청기간은 2008년 1월 21일부터 2월 23일까지다. 지도교사 1인과 학생 2~4인이 한 팀이다. 신청은 우주로 홈페이지(www.woojuro.or.kr)에서 하면 된다. 선정되면 무나 콩이 담긴 실험 키트를 이용해 식물을 기르고 관찰하면 된다(초등학생을 넘으신 분들은 자녀나 조카에게 힘을 실어주자).
푸른 화성 만들기
물이 흐른 흔적이 남아 있는 화성 표면.
우주에서 식물을 기르는 건 오래전부터 주요 연구과제였다. 식물의 생장을 관찰해 지구에서와 비교하는 것은 물론 우주에서 특이한 식물을 만드는 연구도 하고 우주인이 먹을 수 있는 푸른 야채를 만드는 것도 목표다.
먼저 영화 ‘레드 플래닛’에 나오는 이야기를 상상해보자.
"화성의 대기권 바깥에 거대한 반사경을 설치한다. 햇빛이 거울에 반사돼 화성의 북극을 뒤덮은 얼음에 쏟아진다. 얼음이 녹아 수증기와 이산화탄소로 바뀐다. ‘화성 온난화’ 현상이 일어나 영하 20℃ 안팎의 지표 온도가 올라간다. 따뜻해진 기온 때문에 얼음은 더 빨리 녹고 화성에 강이 흐른다. 우주선에서 지구 이끼를 싣고 와 화성에 뿌린다. 이끼가 자라나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산소를 내뿜어 화성을 제2의 지구로 만든다.”
과연 영화처럼 ‘붉은 화성’이 식물로 가득한 ‘푸른 화성’으로 바뀔 수 있을까.
미국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은 영화 같은 이야기를 실제로 연구하고 있다. NASA와 멕시코 국립자치대 및 베라크루스주립대 과학자들은 7년 전부터 ‘화성의 지구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가장 높은 산 ‘피코 데 오리사바’(해발 5647m)에 사는 소나무를 화성에 옮겨 심는 방안이다. 과학자들은 해발 4000m 이상에서 자라는 유일한 나무인 이 소나무가 춥고 공기가 희박한 화성에서도 생존할지 궁금해하고 있다.
애기장대도 화성을 개척할 식물 후보 중 하나다. NASA 과학자들은 극한 환경에서 잘 견디는 ‘탈레 크레스(Thale Cress)’라는 애기장대의 씨앗을 화성 우주선에 실어보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도 화성에 우주왕복선을 보내 여러 종류의 채소를 재배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우주에서 즐기는 샐러드 뷔페
우주정거장이나 우주선에서 식물을 키우는 연구도 한창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몇 년 전 우리의 미래 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발명 10가지 중 하나로 우주 식물을 선정했다. 우주에서 값비싼 의약품을 만드는 ‘우주 식물 공장’을 세우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우주 식물을 처음 기른 것은 연구 목적 때문이었다. 과학자들은 식물이 무중력 우주 공간에서 어떻게 자라는지 궁금해했다. 우주정거장이 생기면서 사람들은 우주에 몇 달씩 머물게 됐고 냉동식품이나 진공포장식품으로 배를 달래면서 신선한 채소에 굶주려야 했다. 우주 정원은 우주인에게 신선한 채소와 산소를 제공하고 오물을 정화하는 기능을 한다.
러시아는 1996년 우주정거장 미르에서 작고 푸른 난쟁이밀을 재배하는 등 적극적으로 우주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미국도 같은 해 우주에서 애기장대를 재배하여 40일 만에 열매를 맺게 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15개국이 함께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도 규모는 작지만 아름다운 우주 정원을 경작하고 있다.
우주 정원에서 자라는 식물은 무중력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지구와 다르게 성장한다. 같은 장미라도 우주 장미는 조금 다른 향과 색깔을 낸다. 일본 화장품 회사 시세이도는 우주 장미의 향기를 분석해 새로운 향수를 만드는 데 이용했다.
1999년부터 우주 정원을 가꾼 중국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수확한 씨앗을 지구에 심은 결과 야구 방망이만한 오이와 비타민 A 함유량이 더 높은 토마토를 얻었다. 우주의 무중력과 태양 복사로 식물의 DNA가 바뀐 것이다.
우주 식물은 대개 작은 상자 같은 실험장치 안에서 기른다. 우주 식물을 재배할 때는 특히 물을 주는 일이 쉽지 않다. 무중력에서는 물이 공중에 떠돌아 뿌리에서 물을 흡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주 식물에 물을 주기 위해 여러 다양한 기술이 동원되는데 일본 동북대 등 5개 대학 연구팀이 2000년 개발한 ‘우주 식물 장치’는 물방울을 실 같은 유리섬유에 달아 뿌리에 보낸다.
NASA는 2002년 우주왕복선 애틀란티스호를 이용해 우주에서 재배한 콩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4개월 전 우주정거장으로 가는 엔데버호에 콩 씨앗을 실어보내 우주에서 싹을 틔우고 열매 맺은 것을 회수한 것이다. NASA는 당시 이 경험을 토대로 작은 작물 재배실, 즉 ‘우주 샐러드 기계’를 만드는 계획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NASA 우주 재배 프로그램 수석 연구원 웨이자 주 박사는 "우주 작물 재배 기술은 우주에서 오랫동안 머무는 사람들을 위해 이용될 것이며 우주선 안의 환경을 조금이라도 지구와 비슷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주 정원이 우주인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NASA는 앞으로 우주정거장에서 상추와 파, 토마토, 빨간 무 등을 재배해 우주 샐러드를 만들 계획이다. 우주에서 신선한 상추쌈에 풋고추를 고추장에 찍어먹을 날이 멀지 않았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 기자>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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