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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 투… 원… ‘우주강국 코리아’ 힘찬 출발

한부울 2008. 1. 1. 15:22
 

스리… 투… 원… ‘우주강국 코리아’ 힘찬 출발

[대전일보] 2007년 12월 31일(월) 오전 00:01

 


2008년은 우리나라가 ‘우주시대’를 개막하는 사실상의 원년이다. 4월에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우주비행에 나서고, 6월에는 전남 고흥에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센터가 완공된다. 또 하반기에는 이곳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가 처음으로 자력발사되는 등 숨가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2008년, 우주시대로 웅비하는 한국 과학기술의 저력을 진단한다.


지난 10월. 중국 대륙이 흥분에 휩싸였다. 달 탐사위성 ‘창어 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된 것이다. 중국 뿐 아니라 국내 언론들도 ‘아시아도 본격적인 우주경쟁 시대가 막을 열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이보다 한 달 앞선 9월. 일본도 자국 내 우주센터에서 달 탐사위성 ‘가구야호’를 발사했다. 가구야호는 38만km 거리에서 촬영한 지구의 모습을 선명한 HDTV 카메라로 찍어 전송했다.


1969년 미국의 닐 암스토롱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착륙한 지 38년. 먼 나라의 얘기로 들렸던 달 탐사가 이제 가까운 이웃까지 확산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분명 갈 길은 멀다. 하지만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0년 독자기술로 개발한 달 탐사위성을, 2025년에는 달 탐사착륙선을 각각 쏘아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선진국들의 전유물로 생각했던 우주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그리고 그 야심찬 포부의 첫 발을 내딛는 해가 바로 2008년이다.


◇ 한국 최초 우주인 탄생=한국 우주인의 역사적인 우주행(行)은 4월8일 이뤄진다.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 선정된 고산씨는 4월8일 오후 8시(한국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 기지에서 발사되는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세르게이 볼코프(선장), 올레크 코노넨코(우주비행 엔지니어)와 함께 우주로 출발한다. 3명 모두 처녀비행이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무엇보다 우리가 직접 우주에서 우주과학 임무를 수행한다는 것. 고씨는 ISS(국제우주정거장)에서 머물면서 미리 준비해간 장비로 18가지 우주과학실험을 한 뒤 4월19일 귀환하게 된다.


러시아 현지에서는 탑승 우주인인 고씨에게 의료 또는 기타 문제로 탑승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면 탑승 직전에라도 교체될 수 있기 때문에 예비 우주인으로 선정된 이소연씨(30)도 마지막까지 탑승 우주인과 동일한 우주임무 훈련을 받는다.


고산·이소연씨는 우주인 훈련, 우주비행, 우주실험 등을 거치며 유인(有人) 우주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단순히 한차례 우주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국제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ISS 활용 우주실험, 행성탐사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한국 최초 우주인은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무는 동안 국내 식품업체와 정부출연연구원이 개발한 밥과 볶은 김치, 고추장, 된장국 등 우리 전통식품을 먹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최기혁 우주인개발단장은 “성공적인 한국 최초의 우주인 배출과 과학임무 수행은 인공위성, 발사체 등에 이어 본격적인 우주개발 시대를 대비한 유인(有人) 우주프로그램의 첫 걸음”이라며 “선진국들의 전유물이었던 유인 우주기술개발 국가로 도약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우리 땅에서, 우리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우리 땅에서, 우리가 만든 인공위성을, 우리의 발사체로 발사한다’는 목표로 우주센터 건설, 과학기술위성 개발, 소형위성 발사체 개발 등의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08년 말이면 이 목표가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장 중요한 사업은 우주발사체 사업.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발사체는 2단 로켓으로, 1단은 러시아와 공동으로 개발중이며 2단은 국내 기술로 제작이 마무리되는 단계에 있다. 현재 자력으로 위성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미국·프랑스·일본·중국·영국·인도·이스라엘 등 8개국이다. 한국이 올해 발사에 성공하면 세계 9번째 국가가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바로 우리 땅에서 발사한다는 것. 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외나로도에는 우주를 향한 한민족의 희망을 쏘아올릴 우리나라 최초의 나로우주센터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곳 495만㎡ 부지에 총 공사비 2649억원을 투입, 2003년 8월 공사에 들어간 지 4년여의 대역사가 마무리되고 있는 것이다. 발사대 건설과 부두 공사를 끝으로, 내년 3월 건축공사에 이어 6월 토목공사가 완료됨으로써 나로우주센터가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13번째 우주센터 보유국이 된다.


전세계적으로 12개국이 모두 26개의 우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이 10개를 보유해 가장 많고 러시아와 중국이 3개, 일본이 2개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인도, 프랑스, 브라질, 카자흐스탄, 호주, 파키스탄, 캐나다 등도 각각 1개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발사될 과학기술위성 2호는 벌써 제작이 완료돼 발사시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우주로 향하게 될 과학기술위성 2호는 무게 100kg의 소형위성. 이 위성은 대기 및 지구 복사에너지 관측을 통한 지구과학 및 환경 연구를 위한 데이터를 획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항공우주연구원 백홍열 원장은 “현재 선진국들은 미래의 무한한 가치를 지니게 될 달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적 과학기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우주개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다른 어떤 과학기술 분야보다 강력한 정부의 의지와 전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