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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후진타오 집권2기 시대 개막

한부울 2007. 12. 23. 15:13
 

中 후진타오 집권2기 시대 개막

[연합뉴스] 2007년 12월 23일(일) 오전 08:26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지난 5년간의 집권 1기를 마무리하고 2008부터 집권 2기에 들어간다. 그러나 후진타오 주석은 중국의 역대 지도자들과는 달리 제왕적 단일 지도체제를 확립하지 않고 3개 계파가 권력을 분점하는 집단 지도체제로 중국을 이끌어가게 된다.


후 주석은 당초 측근인 리커창(李克强) 랴오닝(遼寧)성 당서기를 중국의 차기 후계자로 추대하려 했으나 상하이방(幇)과 태자당의 반대로 뜻을 관철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태자당 계열로 분류되는 시진핑(習近平) 상하이(上海)시 당서기가 중국 권력 서열 6위로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새로 진입하며 후계자로 내정됐다.


시진핑 상무위원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부주석으로 임명되면서 이변이 없는 한 후진타오 집권 2기가 끝나는 2012년 최고 지도자로 올라서게 된다.


결국 후진타오 집권 2기는 후 주석 계열의 공청단과 장쩌민(江澤民)을 수장으로 하는 상하이방, 쩡칭훙(曾慶紅)을 필두로 하는 태자당 3대 계파의 집단지도체제다.


후 주석 계열로는 내년 3월 총리직을 연임하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역시 내년 3월 국무원 수석부총리로 임명되며 총리 수업을 밟을 리커창을 꼽을 수 있다.


쩡칭훙 전 국가부주석 계열의 태자당으로는 시진핑 상무위원을 비롯해 허궈창(賀國强)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 등을 들 수 있다.


또 장쩌민 전 주석 계열의 상하이방으로는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자칭린(賈慶林) 정협 주석,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 정치전문가들은 지난 10월 단행된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을 놓고 '3+3+3'이라는 황금 권력 분할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후진타오 주석은 3대 계파별 권력 균점을 깨고 앞으로 세력 확장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아 집권 2기 후반기에 중국 권력구도에 일대 지각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후 주석은 쩡칭훙의 퇴임으로 정치국 상무위원 중 유일하게 군대를 지휘할 수 있는 권한과 인맥을 쌓으며 군에 대한 절대적 영향력을 확보하게 됐다.


따라서 계파간 타협을 중시하는 통치 스타일을 보여온 후 주석이 앞으로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 중국 정국과 후계구도에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집권 1기를 통해 권력을 공고하게 다진 후진타오 주석이 집권 2기를 열면서 경제대국 중국을 이끌어갈 향후 정책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후진타오 집권 2기의 정책 방향은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만큼 성장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경제력에 걸맞게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자는 것을 기조로 하고 있다.


후 주석은 지난 10월15일 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17전대) 개막식에서 발표한 정치 보고서에서 앞으로 5년간 추진할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후 주석은 보고서에서 경제 정책과 관련, 오는 2020년까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2000년의 4배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은 이를 위해 기업이 주체가 되고 시장이 선도적 역할을 하는 혁신형 국가를 건설하고 정보산업과 바이오, 신소재, 우주항공산업을 위주로 하는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기업그룹을 발전시키고 도농균형 발전을 위한 사회주의 신농촌을 건설하고 지역균형 발전을 이룩하며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에 나서기로 했다.


중국은 내년부터 대외개방을 확대해 중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다국적기업과 국제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후 주석은 정치체제 개혁과 관련, 각급 당 조직 대표에 임기제를 도입하고 상설기구가 전체 대표회의에 업무보고를 하는 한편 선거에 경쟁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당내 민주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특히 국제 정치의 다극화 추세가 확산되면서 중국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고 경제성장과 부국강병을 통한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선언했다. 후 주석이 최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부쩍 강조하고 있는 것은 대외적인 전략이라기보다 국내적인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 자칫 중국인들의 민족주의를 고양시켜 이웃국들에 대해 공세적인 민족주의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중국이 후진타오 집권 2기를 맞아 외교 공세를 적극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속으로 삭였으나 이제는 당당한 외교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 문제나 달라이 라마 문제는 물론이고 이란 핵문제 등 국제적인 쟁점에 대해서도 서방에 대해 경고는 물론 보복 조치를 내리는 등 적극 개입하고 있다. 중국은 그러나 미국에 대해서는 '중국 위협론'을 불식시킨다는 차원에서 대결보다는 협력을 내걸고 있으며 일본과도 관계개선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서구 강대국들에 대해서는 우군과 적군을 분리하고 우군에 대해서는 당근을 주고 적군에 대해서는 채찍을 치며 대국외교를 본격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바로 이웃에서 강대국으로 크고 있는 중국이란 거대한 제국이 기회가 되기도 하겠지만 도전도 되고 있다. 새로 출범한 우리 정부가 집권 2기를 연 후진타오 체제와 새로 출범할 미국 정부 사이에서 외교관계를 어떻게 끌고 나가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