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만원권 지폐 혼천의는 우리 것 주장
[뉴시스] 2007년 12월 18일(화) 오후 01:27
[서울=뉴시스]한국은행이 지난 1월 발행한 새 만원권 지폐 도안에 대해 중국 언론이 "한국이 자국 문화를 모두 제 것인 양 도둑질하고 있다며" 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제의 발달이 된 것은 바로 새 만원권 지폐 뒷면에 그려진 천체운행 관측기인 혼천의(渾天儀)다. 신콰이보,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이 최근 앞 다퉈 한국이 혼천의를 비롯해 금속활자인쇄술, 측우기, 콩국(豆醬) 등 엄연히 중국이 발명한 것을 한국이 자국 고유의 것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보도해 반한(反韓) 감정과 혐한(嫌韓) 감정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1669년 조선조 천문학자 송이영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혼천의는 국보 230호로 등재돼 있지만 당초 새 만원권 지폐 뒷면 도안 도입을 두고 한국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일부 학계에서는 "혼천의는 중국에서 유래된 것이므로 지폐에 사용하기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해명 자료를 통해 "중국서 처음 고안됐어도 우리만의 독창성을 갖고 있는 문화유산이다"며 "세종대왕 때 혼천의가 제작됐다는 기록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새 만원권 뒷면에 도안된 그림이 혼천시계 전체를 채택했어야 하는데 혼천시계의 일부분인 혼천의만 채택돼 중국의 오해를 샀을 것이라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다.
중국은 혼천의는 중국 동한(東漢) 시대 천문학자 장형(張衡)이 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원전 300년경 중국의 천문학자 석신(石申), 감덕(甘德), 무함(巫咸) 등과 같은 사람들에 의해 천문에 대한 전통을 이어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한국이 자국의 문화를 침탈하려 한다" 며 "왜 한국의 지폐에 중국 것을 사용하느냐"고 아우성이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발간되는 신콰이보(新快報)는 최근 '한·중 문화 전쟁'이라는 특집기사를 싣고 있다. 이 신문은 한국이 오는 2008년까지 자국의 문화유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 한다는 '문화 공정설' 등 근거 없는 기사도 보도하고 있다.
신문은 한국이 이처럼 중국 문화유산을 통째로 훔쳐가려고 하는 계획은 2003년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의 분노는 2005년 한국이 1000년 전통의 민속축제인 '강릉 단오제'를 유네스코에 세계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더욱 커졌다.
이를 앞두고 2004년 중국은 "단오절은 중국의 명절이기도 하다"며 "아시아권의 보편적인 공유 문화를 한국이 단독으로 문화유산으로 신청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중국과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중국은 최근 자국 문화 지키기에 다른 여느 때보다 더욱 민감하다. 중국 당국은 이를 계기로 대대적인 문화 복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중국 언론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 "문화 전쟁의 시대가 눈앞에 와 있다"며 "한국의 문화 강탈에 잘 맞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언론의 행보는 사실 중국 정부 지도자들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당 기관지라고 할 수 있는 런민르바오도 '전통문화 보호는 민족의 단결 및 국가 통일의 기초'라는 입장의 사설을 내보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노동절 황금연휴를 없애는 대신 단오절과 청명절 등 전통 명절을 법정 휴일로 제정했다. 이는 중국 전역에 걸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결국 런민르바오에서 '국경절 황금연휴 취소와 전통 명절 고수를 시민들 모두가 환영하고 있다'는 글을 실었고 논란은 금방 식었다.
이에 대해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은 쉽게 속내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지속적으로 문화 침탈 행위를 시도하고 있다"며 "단오절 등을 법정휴일로 제정한 것은 자신들만이 단오의 원류라는 과거의 주장을 고수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민족 자존심을 건드린 자극적인 언론 보도에 중국 네티즌들은 그야말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중국인들이 지나친 배타주의에 휩싸여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남의 말에 귀를 귀울이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이 같은 지나친 배타주의가 한중 관계에 끼칠 영향이 지대함을 즉시해야 한다.
류난영기자 뉴시스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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