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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 뚫는 폭탄 등 이란산 고성능 무기 … 탈레반 유입 직전 적발

한부울 2007. 9. 17. 20:19
 

장갑차 뚫는 폭탄 등 이란산 고성능 무기 … 탈레반 유입 직전 적발

[중앙일보] 2007년 09월 17일(월) 오전 05:00


[최지영] 무장세력 탈레반에 유입되려던 다량의 이란산 무기를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다국적군이 적발, 압수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6일 보도했다. WP는 익명을 요구한 다국적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6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등이 이들 무기를 압수했으며 장갑차를 뚫는 폭탄 등 고성능 무기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주로 길가에 설치하는 장갑차를 뚫는 폭탄은 지금까지는 주로 이라크에서 사용돼 미군에게 큰 위협이었다.

다국적군 관계자는 4월과 5월에도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로 가던 이란산 무기를 적발한 바 있지만 이번이 규모에선 최대라고 설명했다. 이번 무기는 아프간 서부 파라주로 향하던 것이었다. 한 미국 관리는 "탈레반으로 공급될 무기가 반입 과정에서 잇따라 발각되자 이란을 통한 새로운 무기 유통 경로를 개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란 측은 자국 정부가 관련돼 있다는 주장에 즉각 반발했다. 이란 고위 관계자는 "이라크나 아프간이 더 불안해진다고 우리가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우리는 양국 정부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이란산 무기가 잇따라 적발된 직후인 6월 "이 정도 물량이면 마약 조직 등이 주도하는 단순한 사적 밀수라곤 보기 어렵다"며 "이란 정부가 모를 리 없다"고 말했다. 미군의 댄 맥닐 아프간 나토군 총사령관도 "이란 정부가 탈레반을 조직적으로 후원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이란 내에 탈레반 지원 세력이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이슬람 시아파가 종주국인 이란과 수니파가 다수인 탈레반이 과거엔 사이가 매우 나빴지만, 이란은 '반서방'이란 공동의 목표 앞에선 얼마든지 탈레반을 지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아프간의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이란과 아프간은 형제 국가"라며 이란이 탈레반에 무기를 공급한다는 주장을 일축한 바 있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