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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 해군'꿈꾸는 중국 사상 처음 대서양 훈련

한부울 2007. 9. 12. 14:29
 

'대양 해군'꿈꾸는 중국 사상 처음 대서양 훈련

[중앙일보] 2007년 09월 12일(수) 오전 05:08

 

[장세정]
'대양 해군'을 꿈꿔 온 중국이 사상 처음 대서양 해역까지 진출해 영국 항공모함과 첫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또 중국 북해(北海)함대 소속 미사일 구축함이 호주. 뉴질랜드와 해상 훈련을 하기 위해 10일 함대 사령부가 있는 칭다오(靑島)항을 출발했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 해군의 해양 강국화 전략과 맞닿아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신화통신은 11일 "미사일 구축함인 168 광저우(廣州)호가 10일 대서양 해역에서 영국 항공모함과 군사훈련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훈련에 7000t급 최신형 미사일 구축함인 광저우호를 비롯해 보급함 웨이산후(微山湖)호 등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광저우호는 이를 위해 몇 달 전 남해 함대 기지가 있는 광둥(廣東)성 잔장(湛江)항을 출항해 대서양으로 들어섰다. 영국 측에서는 항모 아크 로열(Ark Royal)호가 참가했다.

양국 해군은 가상 선박의 구조 신호를 받고 현장으로 긴급 출동해 공동 구조작업을 진행하는 형식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경화시보(京華時報)는 북해 함대 소속의 4200t급 미사일 구축함 112 하얼빈(哈爾濱)호와 보급함 훙쩌후(洪澤湖)호로 구성된 해군 함대가 10일 칭다오를 출발해 호주 시드니 근해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함대는 54일간 태평양을 항해해 훈련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중국의 계산=이번 훈련은 전통적인 군사훈련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특히 군사 동맹과는 무관하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싱가포르 등 5개국이 4일부터 5일간 벵골 만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당시 훈련은 미국. 일본. 호주가 중국을 포위하려는 이른바 '3각 동맹' 결성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에 비해 중국 해군은 영국. 호주. 뉴질랜드와 해상 구조 훈련을 공동으로 실시함으로써 군사 협력과 상호 신뢰를 강화한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제껏 진출한 적이 없던 대서양에서 영국과 성공리에 합동 훈련을 마쳤다는 점을 더 중시하고 있다. 중국 해군의 활동 범위는 그동안 태평양과 인도양에 머물러 있었다.

중국 해군으로서는 수출품이 유럽으로 대거 진출하면서 대서양 해역에서 자국 상선의 안전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훈련 지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중국은 충분한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쑤즈첸(蘇支前) 남해함대 부사령관은 "영국과의 이번 훈련은 중국 해군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새로운 사명이 생겨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미국. 일본과의 3각 동맹에 관심을 보여 온 호주와 군사 훈련을 함으로써 호주의 3각 동맹 조기 편입을 지연시켜 보려는 의도도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호주를 방문해 자원 협력 등을 카드로 내세워 호주와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였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미. 일. 호주 3각 동맹=올해 2월 미국 딕 체니 부통령이 일본과 호주를 순방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새 동맹 틀이다. 3월엔 호주 존 하워드총리가 일본을 방문해 안보 협력 공동선언을 발표함으로써 구체화했다. 4월에는 3국의 군대가 참가한 공동 군사훈련, 이어 이달 초에는 인도와 싱가포르가 함께 참가한 5개국 대규모 군사훈련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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