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부

中 이번엔 ‘고구려 왕릉’ 역사조작

한부울 2007. 9. 12. 00:15
 

中 이번엔 ‘고구려 왕릉’ 역사조작

[동아일보] 2007년 09월 11일(화) 오전 03:01  


중국학자들이 “고구려 28대까지 왕의 무덤 모두가 중국 땅에 있다”고 억지 주장을 하고 나선 게 뒤늦게 드러났다.

서길수 서경대 교수는 14일 서울 배재대 학술지원센터에서 열리는 고구려연구회 학술발표회에 발표할 논문에서 중국 지린(吉林) 성 사회과학원의 학술지 ‘동북사지’ 7·8월호에 중국 내 고구려 무덤을 28명의 고구려 왕릉으로 1 대 1로 못 박는 논문이 발표됐다고 10일 밝혔다. 이 논문의 필자는 지린 성 사회과학원 부원장이자 동북사지 출판사 사장인 장푸유(張福有)를 필두로 한 3인이다.

지금까지 중국 지린 성 지안(集安)에 있는 태왕릉과 장군무덤을 각기 장수왕릉과 광개토태왕릉으로 추정하는 등 몇몇 왕릉급 무덤을 특정 왕릉으로 보는 경우는 있었어도 전체 왕릉의 위치를 확정한 적은 없었다. 게다가 이번 주장은 장수왕의 평양성 천도 이후 당에 끌려가 숨진 보장왕을 제외한 문자명왕∼영류왕에 이르는 7명의 고구려왕이 모두 중국 지린 성 지안에 돌아와 묻혔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문제는 이 주장의 근거가 새로운 유물의 발견을 근거로 한 게 아니라 대부분 고구려 왕명을 그 장지(葬地)명으로 삼았다는 점을 토대로 한 옛 지명 연구와 무덤 규모 및 양식만 놓고 억지로 정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무신왕의 장지인 대수촌원과 소수림왕의 장지인 소수림의 수(獸)자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대수촌원=소수림’이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문자명왕∼영류왕의 왕릉을 우산하무덤 떼에 있는 대형무덤 중에서 고구려 후대무덤양식인 돌칸흙무덤에 해당하는 7기를 꼽아서 상세 정보 없이 1 대 1로 병치하고 있다.

서 교수는 “기존 중국 학설과도 모순이고 논리적 비약이 심한 이런 주장을 졸속 발표한 것이야말로 ‘고구려 역사에서 중요한 것은 모두 중국에 있고 그렇기 때문에 고구려사는 중국사’라는 국가 차원의 전략을 위해 중국학계가 곡학아세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비판했다.

권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