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신의 이름을 알라로 통일하자”, 네덜란드 카톨릭 주교 깜짝 제안 파문

한부울 2007. 8. 24. 11:54
 

“신의 이름을 알라로 통일하자”, 네덜란드 카톨릭 주교 깜짝 제안 파문

[뉴시스] 2007년 08월 24일(금) 오전 00:35


【뉴욕=뉴시스】네덜란드의 카톨릭 주교가 "신의 이름을 '알라'라고 바꾸자"고 제안한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를 사설로 비판했다.

저널은 23일(현지시간) '신의 이름'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최근 네덜란드의 티니 무스켄스 주교가 한 TV 회견에서 "믿음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신에 대한 이슬람의 호칭인 알라(Allah)로 부를 것을 제안했다"면서 "종교 상호간의 대화에 영향을 미치려는 주교 개인의 일방적인 시도는 네덜란드 안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스켄스 주교는 지난주 TV 인터뷰에서 "알라는 신을 위한 아름다운 단어다. 이제부터 우리 모두는 '알라신'(God Allah)이라고 부르자. 우리가 무엇으로 부르든 신은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의견에 대해 네덜란드 최대의 신문 '데 텔레그라프'가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92%가 "예배의 전통이 아니라 서구 정체성의 중심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널은 이와 함께 "그래, 알라신이라고 부르자. 교회도 모스크사원이라고 부르고 하루 5번씩 경배하자. 라마단(회교금식기간)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한 네덜란드 독자의 반응도 소개했다.

저널은 다른 유럽국과 마찬가지로 네덜란드는 살인과 자생테러리즘을 촉발하는 급진사상과 관련 무슬림 이민자들에 대해 적합한 정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분별 있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정치가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금지하자고 했다면서 이는 기독교를 이슬람으로 통합하려는 무스켄스 주교만큼이나 극단적인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저널은 무스켄스의 돌발 제안이 유럽이 갖고 있는 일부 급진적인 무슬림에 대한 하나의 처방임을 시사했으나 "어쨌든 개인의 종교적˙문화적인 유산을 포기하는 것이 과격한 무슬림을 달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저널은 많은 온건한 무슬림들조차 이 같은 제안을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주교의 제안은 기독교도와 무슬림간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우리는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없다"는 암스테르담 모스크 대변인의 말을 소개했다.

노창현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