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고속성장의 그늘… 빈부격차도 커져
[세계일보] 2007년 08월 09일(목) 오후 08:50
중국과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의 빈부 격차가 날로 커져 사회적 소요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경고했다.ADB는 9일 ‘아시아에서의 불평등’이라는 연례 보고서에서 1990년대 이후 아시아 각국에서 경제성장률 상승 폭 이상으로 빈부 격차가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지니계수에서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중국을 비롯한 네팔,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이 40을 넘었다. 캄보디아과 베트남, 인도도 40에 육박했다. 한국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소폭 상승했으며, 2004년 기준으로 30을 넘어서 ‘빈익빈 부익부’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니계수는 0∼100의 값으로 표현되며 ‘0’이면 완전 평등을, ‘100’이면 완전 불평등을 의미한다. 40을 넘으면 소득 불평등 정도가 심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남미와 사하라 사막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보통 50을 넘는다.
중국은 1993년 40.7에서 2004년 기준으로 47로 상승해 네팔을 제외하면 불평등이 가장 커진 나라로 나타났다.
ADB는 “이 같은 경제성장 속의 빈곤은 세계화의 부산물”이라고 지적했다. ADB는 세계화가 가속되면서 중국과 인도, 여타 아시아 국가에서 도시에 거주하고 영어 구사에 능숙한 숙련 인력들은 상대적으로 고수입을 받게 됐지만, 농촌 등의 비숙련 인력은 이런 흐름에서 소외됐다고 설명했다.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프잘 알리는 “불평등 심화는 경제성장이 주는 가난 해소 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라며 “특히 불평등 정도가 깊어질수록 사회통합에 균열이 생기고 격심한 내전 상황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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