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사잡지 "이어도는 분할될 수 없는 중국 영토"
[연합뉴스] 2007년 08월 03일(금) 오전 09:00
"이어도 과학기지에 정치적. 군사적 의도 있다" 주장
해양당국자, "가시적 조치로 영해 기점화 방지" 촉구(서울=연합뉴스) 이돈관 편집위원 = 중국의 두 월간. 격월간 잡지가 최근 한국의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 건설에는 정치적. 군사적 의도가 감춰져 있다는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중국 정부의 대응조치를 촉구하는 해양관리 당국 고위관계자 등의 기고문을 게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필자들은 기고문에서 이어도 과학기지가 "공공서비스와 과학연구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한국 정부의) 정치적 의도가 있는 구조물이다", 또는 "중국의 분할될 수 없는 일부분인 쑤옌자오(蘇巖礁. 이어도의 중국 이름)가 현재 소리없이 한국에 의해 침탈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기고문은 국가해양국의 기관지격인 격월간 '해양 개발과 관리' 최근호(2007년 제3호)에 실린 중국해감(中國海監) 동해총대 위즈룽(郁志榮) 부총대장의 '한국의 쑤옌자오 해양.환경관측 플랫폼 건조에 대한 생각'과 지대공미사일 연구기관인 창펑(長峰)그룹 주관으로 발간되는 월간지 '군사문적(軍事文摘)' 3월호에 실린 천자광(陳家光)의 '쑤옌자오: 한국에 잠식되는 중국의 해양국토'.
중국해감 동해총대는 이어도 해역이 포함되는 동중국해 북부에 대한 해양 감시.감독 책임을 지고 있는 국가해양국 동해분국 소속 기관이고 창펑그룹은 중국 우주항공국(航天局) 산하의 우주항공분야 국유기업인 중국항천공업총공사의 여러 연구기관 가운데 하나다.
위즈룽은 한국이 이어도 과학기지를 영해 기점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시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 주변에 군사시설을 늘리거나 오락시설을 건설하지 못하도록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 이 과학기지에 짙은 의혹의 시선을 돌렸다.
또 천자광은 이어도가 중국 대륙붕에 있고 중국 영해와 200해리 EEZ에 있기 때문에 중국 영토이고 따라서 외국이 전진기지를 세우거나 주변해역에서 석유를 채굴할 권리가 없다면서 "이를 점령하는 것은 중국의 영토주권 침범"이라는 식으로 이어도를 아예 중국 영토라고 강변하고 나섰다.
이어도는 남쪽의 마라도 서단에서 80해리, 중국 장쑤(江蘇)성 앞바다에 있는 저우산(舟山)군도 동단 퉁다오(東島)에서 133해리 떨어져 있는 양국의 200해리 EEZ 중첩지역이어서 중국은 절대로 이어도를 자국의 영토라고 절대 주장할 수 없다.
중국은 이어도가 "한.중 양국에서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한다고 주장하는 동중국해 북부 해역의 수중 암초로서 영토분쟁이 존재하지 않지만 한국이 이곳에서 일방적인 행동을 하는 데는 반대하며 그러한 행동은 어떠한 법률적 효력도 없다"는 입장이다(2006년 12월14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 정례 브리핑).
한국은 이어도가 국제해양법협약에 따라 EEZ와 대륙붕 등을 인정하지 않는 수중 암초여서 그 자체만으로 특별한 법적 지위를 차지하지는 못하지만 중국 영토보다는 한국 영토에서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 한국이 영유권을 갖는다는 입장이다.
◇ "이어도에서 태극기를 내려라" = 위즈룽은 이어도 과학기지 상갑판 꼭대기에 한국 국기인 태극기가 게양돼 있고 그 서쪽 벽면에도 태극기가 인쇄돼 있는 점으로 보아 이는 단순한 해상 인공건축물이나 과학연구기지, 해양. 환경 모니터링 시설이 아니라 다른 의도가 감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태극기 게양이 현재 자국의 주권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이거나 앞으로 주권을 주장하려는 것이라는 설이 있다"면서 이어도가 "제주도로부터 149㎞나 떨어져 있고 중.한 양국 간에 EEZ가 아직 획정되지 않았음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 분쟁 과정에서 강력한 '주권욕'을 드러내고 있을 뿐 아니라 독도에 군사기지를 세워 실질적인 통제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어도 과학기지 건설이 바로 독도에 대한 '주권욕'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처럼 오도하는 논리를 폈다.
한국 정부의 관련 부처들이 "장기간의 연구와 주도면밀한 연구를 거쳐 적당한 시기와 지점을 선택하고 유리한 정세에 기대어 공공서비스와 과학연구의 모자를 씌웠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시설"이라는 식이다.
그는 중국 정부가 이어도문제에 대한 전문가, 학자 및 관련 행정기관의 전문적인 토론, 자료수집, 원인분석 등을 통해 공통인식 도출하고 대책을 마련해 가시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한국이 이어도 과학기지를 영해 기점화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정부가 우선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한국과 외교적인 교섭을 벌여 이어도 과학기지 두 곳에 게양되거나 인쇄돼 있는 태극기를 없애고 이를 글자나 기타다른 방식으로 대체하라고 요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중국의 해양감시 당국이 이어도 과학기지에 대한 동태감시를 강화해 이 과학기지를 무인 모니터링 시설로 유지하겠다는 약속의 준수 여부를 감독하는 한편 일단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신속하게 대응하고, 한국 측의 군사시설 증설과 오락시설 건설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한국, 중국 해양국토 잠식" = 인민해방군 산하 난징(南京)육군지휘학원 작전지휘교육연구실 소속인 것으로 알려진 천자광은 먼저 "조국대륙의 분할될 수 없는 일부분인 쑤옌자오가 현재 한국에 침탈당하고 있다"는 자극적인 언사부터 내뱉았다.
그는 이어도 주변이 역사적으로 중국 어민들의 어장이었고, 한.중 양국이 모두 EEZ를 주장하는 해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질학적으로도 옛 양쯔(揚子)강 삼각주의 해저구릉이었기 때문에 중국의 영토이며, 따라서 이어도 과학기지 건설은 중국 영토주권을 침범한 것이라 식의 논리를 폈다.
청나라 말기인 1880-1890년에 이미 이어도의 위치가 해도에 명확하게 표시됐고, 이어도 해역이 예로부터 중국 고유의 해역이라는 데 대해 한국과 일본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중국이 1963년 국제사회에 이어도 해역에 대한 영해주권을 선포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천자광은 이어 한국 당국이 이 같은 사실을 왜곡, 이어도가 1900년 영국의 상선에 의해 처음 발견돼 'Scotra Rock'이라 불렸다고 선전하는 동시에 역사학자 등을 동원해 이어도가 제주도 어민들의 전설에 나오는 '환상의 섬', '피안의 섬'이라고 하는 식의 신화를 날조했다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6.25전쟁 휴전 후 중국 측에 백두산 천지와 압록강 입구의 신도를 요구해 양보 받았고, "한국은 동쪽으로 영역 확장을 개시해 일본해에서 독도를 쟁탈함으로써 동쪽 강역을 개척한 다음 이번에는 남쪽 강역 영토 확장에 들어가 독도방식을 중국 동해(동중국해)로 적용하고 있다"는 말로 서슴지 않았다.
천쯔광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요지인 상하이에서 이처럼 가까이 있는 중국의 지반 위에 영구적인 군사시설 건설을 허용하면 중국은 그 목구멍을 찔리는 것과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는 말로 이어도 과학기지는 군사적 용도라는 시각을 거두지 않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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