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기 청자 다량 발굴...운반선도 함께 발견
[뉴시스] 2007년 07월 24일(화) 오전 11:41
[대전=뉴시스]충남 태안군 근흥면 대섬 앞바다에서 청자완 등 고려청자를 다량 실은 운반선이 발견돼 540여 점의 유물이 발굴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지난 4일부터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 대섬 앞바다'에서 수중발굴조사를 시행하던 중 고려청자를 다량으로 적재한 선박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발굴조사 지점은 조석간만의 차가 심하고, 조류가 빠른 해역으로 예부터 안흥 일대는 난행량(難行梁)으로 불릴 만큼 선박침몰 사고가 빈번해 운하의 굴착(掘鑿)을 시도한 기록(고려사 권제16 세가 인종12년(1134년) 등)이 있다.
유물은 긴급탐사를 시행한 대섬 남서방향에 넓게 산포돼 있었으며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청자 운반선을 확인, 선체와 청자완 등 540여점의 유물을 발굴했다.
발굴한 청자는 다양한 기종·문양·유색(釉色)·번조방법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굽이나 번조받침의 형식이 유사하여 동일한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노출로 인해 표면에 이물질이 붙어 있으나, 유약의 시유상태가 매우 양호한 고급품이다.
기종은 과형주자(瓜形注子), 항(缸), 발(鉢), 단지, 대접, 접시, 완, 잡유호, 받침대 등 다양하다.
문양은 앵무문, 모란당초문, 철화문, 화엽문, 연판문, 어문 등 다양하며 내화토비짐이나 규석을 이용해 개별번조하거나 포개서 번조했다.
이를 종합하면 청자의 제작 시기는 12세기 중반 강진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상감청자는 보이지 않는다.
청자 운반선은 동서방향(추정 규모: 동서 7.7m, 남북 7.3m)으로 침몰돼 있었다.
확인된 선체는 외판(폭 40cm, 두께 6cm)·멍에 형 가룡 부속구·저판추정 목재일부와 가공하지 않은 원통·석제닻장이 확인됐다.
선박에 적재된 유물은 종·횡으로 중첩된 상태며 교란층도 일부 있다.
적재유물은 대접과 접시가 주종을 이루고 과형주자, 항(缸), 발(鉢), 단지 등 이전 수중발굴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다양한 기종들이 보인다.
적재상태는 청자 사이에서 쐐기목재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이전에 조사한 군산 십이동파도와 동일한 적재방법으로 완충재(짚)와 받침 쐐기목재를 이용해 끈으로 묶어 포장한 상태임을 알 수 있었다.
또 과형주자를 항(缸)속에 볏짚으로 완충해 적재한 유물을 통해 기형에 따라 포장방법을 다르게 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육안으로 확인한 고려청자는 기종과 기형이 다양하고 문양, 유약, 태토, 번조기법 등이 우수해 강진에서 생산, 왕실이나 귀족층을 소비자로 하는 개경을 향해 항해하던 중 침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즉 생산지 강진에서 출발해 북상하던 중 이곳에서 침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이번 발굴결과가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오자 문화재청 및 관계기관(국립문화재연구소, 충청남도 태안군)과 협의, 본격적인 추가발굴조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불법인양을 방지하기 위해 대섬 인근 해역에 대한 중요문화재(사적) 가지정과 함께 태안해양경찰서, 태안군청, 해안 경계부대,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현장보호를 위한 감시·경계를 요청했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 관계자는 "향후 본격적인 수중발굴조사가 이뤄지면 최근에 발굴한 군산 비안도(2002~2003), 십이동파도(2003~2004), 야미도(2006) 등의 유물과 함께 고려청자의 생산과 유통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연구자료를 제공해 줄 것"이라며 "전통한선의 조선기술 및 발달사 연구에 새로운 자료를 추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희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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