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질병기아

대만 지진 여파 東아시아 피해 속출

한부울 2006. 12. 27. 23:09
 

대만 지진 여파 東아시아 피해 속출

[세계일보] 2006년 12월 27일(수) 오후 11:04


26일 대만 남부 해안을 강타한 지진으로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통신환경이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27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등지에서는 통신선을 이용한 은행 간 자금 결제가 중단되면서 금융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 국제금융통신망(SWIFT)은 해커의 침입을 우려해 웹 방식이 아닌 전용선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해저 광케이블의 손상이 금융계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은 이유다.

‘금융허브’를 자랑해 온 홍콩은 상당수 은행들이 결제 불능 상태에 빠져 비상플랜 가동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수입업자가 수입대금을 결제하더라도 수출업자가 은행에서 돈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 부딪혀 기업들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홍콩 통신회사인 PCCW는 “한국과 일본, 대만, 미국과의 통신에 장애가 있다”고 밝혔다. PCCW 측은 지진과 관련된 정보 검색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며칠 동안 통신장애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만 최대 통신사인 중화텔레콤도 대만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홍콩을 연결하는 통신망의 98%가 장애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텔레콤 측은 “대만에서 미국으로 거는 전화 처리 능력이 평상시의 40%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중국은 인터넷 접속이 두절되는 피해를 봤다. 중국 2대 통신사인 차이나넷컴은 중국 내에서 야후, MSN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하다며 지진의 여파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CCTV는 차이나텔레콤이 위성을 통해 통신망을 연결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유럽 통신회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통신회사 NTT도 1400개 전화 회선과 84개 국제통신 회선이 지진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통신회사인 KDDI 측은 “국제전화 및 데이터 전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각국은 피해 상황 정밀조사와 복구에 나섰지만, 손상된 해저 케이블을 수리하는 데 2주 이상 걸릴 것으로 알려져 작지 않은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대만에서는 강진 직후 120차례 여진이 이어지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건물 3채가 무너지고 도로와 교량이 붕괴됐다.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려 있던 일가족 8명 중 2명이 숨졌으며, 최소 4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대만 기상당국은 이번 지진이 100년 만의 최대 규모라며 원자폭탄 6개의 위력과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조현일 기자 co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