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진생’에서 ‘고려인삼’으로?
[뉴시스] 2006년 09월 07일(목) 오전 08:27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지구촌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국가 간의 교류와 대화는, 국경과는 상관없이 가속화되고 있다.
문화는 더 이상 그 나라 안에서만 존재하지 않으며, 한 국가 고유의 문화나 음식, 의학 등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한 국가를 대표하는 음식이나 문화 등에 대한 명칭, 특히 외국에서의 올바른 명칭 사용은 점점 그 의미가 부각되고 있다.
한의협(대한한의사협회)의 한의학 영문 명칭 변경 목소리도 이와 같은 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는데, 한의학과 한의사의 우수성을 세계화시킨다는 측면에서 한의학의 영문 명칭을 'Korean Oriental Medicine'에서 ‘Korean Medicine' 등으로 변경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뿐 아니라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약용식물인 인삼에 대한 우리 이름을 찾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얼마 전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이 개최한 ‘인삼의 우리 이름을 찾자’ 토론회에서 중부대 한약자원학과 도은수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인삼은 품질이나 효능 면에서도 세계에서 널리 인정을 받고 있으며 관계당국이나 인삼산업 종사자들의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사인삼인 화기삼이나 중국 삼의 가격 경쟁력 등에 밀려 국제시장에서 그 위치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도은수 교수의 발표에 의하면, 인삼은 1995년에 수출 금액 140백만 달러였던 것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2005년도를 기준으로 수출 금액이 82.5백만 달러로 나타났다.
인삼류의 수입은 2005년을 기준으로 해서 총 6,070천 달러이며 특히 수삼은 수입 금액은 47천 달러로 적으나 2003년 대비 물량 면으로 7배, 2004년 기준 2배 등으로 급속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도은수 교수는 해외의 다른 삼과의 차별화를 위해 현재 ‘진생’이라는 용어에서 우리 고유 이름인 ‘고려인삼’으로 브랜드화자고 발표했다.
물론 단순한 명칭 변경 뿐 아니라 품질과 효능의 우수성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고품질의 우수한 인삼이 생산된다는 전제하에 고려인삼이라는 이름의 브랜드화가 차별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의견에 대해 토론회 주최자인 홍미영 의원은 “이름은 그 상품을 특징짓는다.”며 “아무리 약효가 뛰어나고 우수한 인삼이라고 하더라도 중국을 비롯한 해외의 다른 삼(蔘)들과 같은 이름인 진생(Ginseng)으로 불리다 보면, 그 가치가 절하되고 그만큼 상품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국제무대에서 진생으로 불리고 있는 우리의 인삼에 본래의 이름과 발음이 같은 INSAM이라는 이름을 찾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당장 이름을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농림부 채소특작과 여인홍 과장은 인삼의 명칭 변경에 대해 “전세계 소비자들을 상대로 당장 이름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지리적 표시화 등을 통해서 접근을 쉽게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리적 표시화와 함께 품질을 함께 향상시켜야지 다른 나라의 삼에 차별화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농업진흥청 차선우 인삼약초과장도 “명칭 변경을 위해서는 인삼의 효능을 더욱 찾아 우수성부터 알려야 한다”고 의견을 함께했다.
한편, 인삼업계 한 관계자는 “진생이라는 단어조차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름을 바꾸는 것보다 원래 시장에서의 입지를 지키는 게 먼저”라며 “무엇보다 많은 국가에서 인삼이 약재로 등록되어 있는 만큼 인삼의 약재로서의 연구가 더욱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조고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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