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오절·금속활자·측우기도 우리 것"억지
조선일보 : 유석재기자
입력 : 2004.08.19 17:51 27'
“단오절은 우리 것, 금속활자·측우기도 우리가 먼저 만들었다.”
중국의 역사 왜곡 대상은 고구려사 뿐이 아니다. 지난 5월 한국이 강릉 단오제를 유네스코 세계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언론들은 “우리 명절인 단오절을 한국이 빼앗아 가려 한다”며 발끈했다.
중국의 단오는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굴원(屈原)이 멱라수에서 자살한 음력 5월 5일을 기려 생긴 명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강릉 단오제는 굴원과는 무관하게 대관령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일종의 제천의식으로, 고려시대부터 독창적인 형태로 존재했다는 것이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측우기가 중국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선화당 측우대(보물 842호)에 새겨진 ‘건륭(乾隆)’이라는 글자다. ‘건륭’은 청나라 고종의 연호이지만 당시 조선에서 중국 연호가 흔하게 사용됐고, 어떤 중국 기록에도 측우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본인 한국의 ‘다라니경’도 당나라 낙양(洛陽)에서 만들었다거나, 세계 최고의 금속 활자본은 한국의 ‘직지심경’(1377)이 아니라 중국의 ‘천불동패’(1148)라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근거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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