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대북 강경 태세로 선회한 이 대통령에 美 정부 우려

 

WP, 대북 강경 태세로 선회한 이 대통령에 美 정부 우려

[조선일보] 2010년 12월 29일(수) 오전 07:33

과거 신중한 대북 접근 방식을 취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강경한 태도로 선회한 데 대해 미국 행정부 내에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 서울발(發) 온라인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공격적인(aggressive) 한국을 경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한국은 스스로 부담을 지우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의 관리들 사이에서 (아직은) 심각하지는 않지만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미국의 일부 관리들이 한국의 최근 연평도 포격훈련 계획을 옹호했지만, 제임스 카트라이트 합참 부의장이 포격훈련을 앞두고 ‘연쇄 반응(chain reaction)’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와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연평도 포격훈련 전날 청와대를 방문해 포격훈련이 필요한지를 재차 확인했던 일도 미국이 한국의 대북 강경태도에 우려를 표시한 사례로 소개했다.

한반도 문제에 밝은 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뒤늦게 (북한에) 대응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후 이 대통령이 과잉대응을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 즉 포격훈련은 미국의 일부 관리들에게 지나치게 위험한 일로 보였다”고 말했다.

WP는 “최근 북한의 도발과 이에 따른 한국내 여론의 보수화로 인해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의 골칫덩어리(북한)를 다루는 전략에 변화를 줬다”며 이 대통령이 대북 입장을 전환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한국과 미국의 정치 분석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조만간 미국으로부터 ‘북한과 외교적으로 대화를 하라’는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정부의 강경한 대북 수사(修辭)를 감안할 때 이 대통령이 미국의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면 우유부단해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 대통령이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7일 주례연설을 통해 “이제 우리 군은 철통같이 국토를 지키면서 공격을 받을 때는 가차없이 대응해야 한다. 전쟁을 두려워해서는 결코 전쟁을 막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고 미국 언론은 이를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채민기 기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