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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울 붉힌 박원순 극단적 선택한 盧 그 심정을 알겠다

한부울 2009. 9. 18. 10:07

눈시울 붉힌 박원순 극단적 선택한 盧 그 심정을 알겠다

[경향신문] 2009년 09월 18일(금) 오전 03:22


박원순 변호사는 17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희망제작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런 기자회견을 하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며 시작했다. 사회를 본 희망제작소 윤석인 부소장은 “15년 전에나 할 법한 기자회견을 하게 돼 유감스럽다”며 마이크를 넘겼다.


회견은 40여분간 진행됐다. 박 변호사는 “명예 훼손은 국정원이 아니라 국민이 당하고 있다”며 “국가가 국민을 고소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국정원은 고소장에서 원고를 ‘대한민국’으로 명시했다.


박 변호사는 회견 도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머리에 떠올랐다”며 한때 눈시울을 붉혔다. 박 변호사는 ‘소송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기에 차라리 재판에 불출석하는 게 비이성적인 소송에 합당한 대응이 아닐까 싶다”고 답했다. 이어 “온라인에서 전 국민과 논의할 생각도 했다. 대명천지에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밤 서울 근교에서 지인들과 대응 방향을 논의한 뒤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저를 고통주겠다는 생각이 없다면 가능성이 낮아보이지만 (소송을) 취하하는 게 좋다. 그것이 국가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들은 응소하자고 하고 법적으로 대응하지 말자는 사람도 있는데 이제 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니 더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민변 회장인 백승헌 변호사는 “국가가 민사소송을 선택했다. 국가가 이긴다면 2억원의 돈은 국고로 들어가는 것인가”라며 “이 소송은 국가 시책에 대한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름다운 가게’의 한 관계자는 “박 상임이사는 거짓말을 하실 분이 아니다”라며 “(박 변호사가) 소송 준비를 위해 자료를 요청하시면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환기자 경향신문 & 경향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