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객들, 노 전 대통령 투신한 ‘부엉이바위’ 보고 또 한 번 눈물
[노컷뉴스] 2009년 05월 27일(수) 오후 06:45
"뛰어 내리면 지붕 위에 떨어질 것 같구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통해 하는 조문객들의 발걸음은 27일에도 봉하마을 어귀를 가득 메우고 있다. 몇 시간을 기다려야 헌화를 할 수 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옛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고 주위 사람들과 슬픔을 나누다 보면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이 보인다.
눈물로 헌화를 한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들과 담소를 나누었던 사저 앞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시민들의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사저 뒤편에 큼지막하게 자리 잡은 부엉이 바위.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들어오는 그 곳이 바로 노 전 대통령이 몸을 던진 곳이다. 부엉이 바위에 서면 오른편으로 아담하게 자리 잡은 사저가 보이고 당신이 나고 자란 봉하마을도 한 눈에 보인다. 애써 떨리는 가슴을 추스렸던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지기 직전 자신의 집과 마을을 바라보며 생사의 갈림길에서 했을 최후의 고민을 상상하며 다시 눈시울을 붉힌다.
휴대전화를 펼쳐 사저를 찍으려 했지만 부엉이 바위가 사진에 걸려서 찍지 못하겠다는 권준화(42) 씨는 “검찰, 언론, 정부가 저 높은 바위 위에서 노 전 대통령을 밀었다”고 말하며 붉게 충혈 된 눈으로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전남 여수에서 아침 일찍부터 출발해 봉하마을에 왔다는 임동화(37) 씨는 “바위마저도 원망스럽기만 하다”며, “다음에 봉하마을을 찾았을 때는 부엉이 바위를 올라가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회한을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저놈의 돌덩어리 대통령 잡아먹은 바위” 부산에서 온 남병정(74) 할머니는 바위가 야속하기만 하다. “부엉이 바위는 무슨 놈의 부엉이 바위, 무서운 놈의 바위라 이름을 바꿔야지”라고 언성을 높였다. 멀리서 바라보던 바위의 높이는 가까이 다가갈수록 높고 거칠어 보인다. 도현주(40) 씨는 “TV에서 보던 것보다 너무 높고 무섭다. 노 전 대통령도 사람인데 얼마나 무서웠을까”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부산CBS 박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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