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임형주 노 전 대통령 마지막 길에 애국가 한번 더…

한부울 2009. 5. 26. 13:15
 

임형주 노 전 대통령 마지막 길에 애국가 한번 더…

[CBS]2009-05-26 12:04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슬픔의 글 남겨    


팝페라 테너 임형주(23)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의 글을 올렸다. 임형주는 25일 오후 '노 전 대통령님의 취임식에서 불렀던 애국가, 마지막 가시는 길에 한번더 불러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임형주는 "저는 노사모 회원도 공식 지지자도 아니었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뜻깊고 귀중한 인연을 이어온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프고 글을 쓰는 지금도 자꾸만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다"며 "제가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팝페라 테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6년 전 당시 17살이었던 그때 노 전 대통령님의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부른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임형주는 "청와대 초청 공연 때 마지막 곡이었던 한국 가곡을 부르고 공연이 끝났을 때 무대 위로 올라와 제 두손을 꼭 잡아주셨던 일, 언젠가 제가 쑥스러워 말없이 인사만 꾸벅 드렸을 때 먼저 환하게 미소 지으시며 말을 걸어주신 일, 저는 기억한다"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단상을 하나씩 꺼냈다.


이어 그는 "제가 한국에 있었더라면 당장 달려가 인사드려야 하는데 현재 외국에 있어 가지 못하는 못난 저를 용서해주시길 바라며 앞으로장 례식이 끝나는 날까지 저도 다른 분들과 같이 검은 옷을 입으렵니다"며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얼마전 선종하셨던 故 김수환 추기경님께 추모곡으로 헌정했던 저의 노래 ‘천개의 바람이 되어’가 생각나 오늘은 마음속으로 대통령님을 위해 이 노래를 부르겠습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임형주는 지난 2003년 노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불러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고, 여러 국가 행사에 초청돼 노래를 불렀다. 그 후 카네기홀 등 해외 무대에서 공연하며 인지도를 넓혀갔다.


현재 그는 이탈리아 피렌체에 머물고 있다.


노 전 대통령님의 취임식에서 불렀던 애국가, 마지막 가시는 길에 한 번 더 불러 드립니다.


전문 


어떤 말부터 써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할 일이 이렇게 생기다니 전 ‘노사모’ 회원도 아니고 공식 지지자도 아니었지만 ‘노·무·현’이라는 인물을 존경하는 한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뜻깊고 귀중한 인연을 이어온 한사람으로서 그저 가슴이 아프고 글을 쓰는 지금도 자꾸만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제가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팝페라 테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지금으로부터 6년전 당시 17살이었던 그때 노 전 대통령님의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부른 것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에 위성송출 되었던 그 중요한 자리에서 애국가를 불렀던 것은 저한테는 영원토록 잊을 수 없는 일입니다. 노 전 대통령님께서도 가장 기쁘셨으리라 생각되는 그 순간을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후 국가의 중대한 행사나 청와대에서 뵈었을 때 항상 밝은 미소로 위트 있는 말씀을 잊지 않으셨던 대통령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기억하시나요? 예전 청와대 초청공연때 제가 마지막 곡이었던 한국가곡을 부르고 공연이 끝났을 때 무대 위로 올라와 제 두 손을 꼭 잡아주셨던 일 그리고 언젠가 제가 쑥스러워 말없이 인사만 꾸벅 드렸을 때 먼저 환하게 미소 지으시며 말을 걸어주신 일 저는 다 기억합니다. 아니 이제 제 가슴 깊은 곳에 간직할 것입니다.


제가 한국에 있었더라면 당장 달려가 인사드려야 하는데 현재 외국에 있어 가지 못하는 못난 저를 용서해주시길 바라며 앞으로 장례식이 끝나는 날까지 저도 다른 분들과 같이 검은 옷을 입으렵니다.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얼마 전 선종하셨던 故 김수환 추기경님께 추모곡으로 헌정했던 저의 노래 ‘천개의 바람이 되어’가 생각나 오늘은 마음속으로 대통령님을 위해 이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마치 이 노래의 가사가 대통령님께서 남아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전하시는 메시지 같아 더욱 가슴이 아려옵니다. 추모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믿겨지지 않지만 부디 고통스러웠던 기억들 있으시면 다 잊으시고 부디 편히 쉬시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대통령님! 당신께서는 제 마음속 영원한 어른이셨고 앞으로도 그럴 것 입니다......


P.S : 저의 노래 ‘천개의 바람이 되어’와 함께 마음속으로 노 전 대통령님의 취임식에서 불렀던 애국가, 마지막 가시는 길에 한 번 더 불러 드립니다. 부디 하늘까지 전해지길 기도합니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

원시 : 작자미상의 “a thousand winds(천의 바람이 되어)”

역시 및 작시 : 임형주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가을엔 곡식들을 비추는

따사로운 빛이 될게요

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될게요

아침엔 종달새되어

잠든 당신을 깨워 줄게요

밤에는 어둠속에 별되어

당신을 지켜 줄게요

나의 사진 앞에 서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그곳에 있지 않아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CBS문화부 한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