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日) 첨단 MD망 가동한 'G8 경호작전'
[조선일보] 2008년 07월 07일(월) 오전 02:39
누군가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열리는 G8(주요 8개국) 정상회의장을 향해 미사일을 날린다면?
먼저 홋카이도 상공을 비행하던 AWACS 조기경보기와 해상을 순항하던 이지스함 고성능 레이더가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포착하고 정확한 궤도를 계산한다. 날아오는 미사일은 이지스함 요격미사일(SM3)이 대기권 밖에서 격추한다. 홋카이도 해상에 파견된 이지스함 두 척 중 한 척은 작년 12월 탄도미사일 요격 실험을 성공한 '곤고'다. 단거리 미사일인 경우엔, 회의장에서 60㎞ 떨어진 항공자위대 야쿠모(八雲) 기지에 배치된 패트리어트 미사일(PAC2)이 날아가 격추한다.
전투기는 어떨까. 역시 AWACS와 E2C 조기경계기가 일찌감치 움직임을 포착한다. 접근하는 전투기는 우선 항공자위대의 지토세(千歲) 기지와 미사와(三澤) 기지에서 발진한 F-15 전투기들을 상대해야 한다. 이들과 공중전에서 승리하고 회의장 인근 상공까지 도달해도 24시간 순회경계를 하는 F-15 전투기를 다시 만나게 된다. 일본 정부는 회의장 반경 46㎞를 정상회담 기간 중 '비행제한 구역'으로 설정해 놓고 모든 '비행 물체'의 접근을 차단했다.
'사상 최대 작전'으로 불리는 이번 G8 정상회의의 경비는 일본이 보유한 첨단 무기가 모두 동원됐을 정도로 유난히 '공중전'에 신경을 쓴 것이 특징이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도야코(洞爺湖) '더 윈저호텔'의 위치 특성 때문이다. 이 호텔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관광지의 해발 625m 산 위에 있어, '지상전'엔 매우 유리하다.
홋카이도 최대 도시 삿포로에서 특급열차로도 1시간40분이나 걸리는데다, 역과 연결도로 몇 개 지점에서 검문만 철저히 하면 시위대의 접근을 쉽게 원천봉쇄할 수 있다. 일본 경찰은 6일부터 회의장으로 연결되는 230호 국도 5.3㎞ 구간에서 시간별 통행금지에 들어갔다. 하지만 산 위에 있어, 공중에서의 위험에는 극히 취약하다. 일본 정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용으로 미국에서 구입한 무기를 총동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경찰의 경비는 회의장에서 멀리 떨어진 삿포로와 수도 도쿄에서 주로 실시된다. 삿포로에는 이미 수천 명의 반(反)세계화 운동가들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일본 경찰이 정말로 긴장하는 것은 수도 도쿄에서의 테러 사태다. 2005년 영국에서 열린 G8 정상회의 때 회의장은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였지만, 런던 도심에서 지하철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일본 경찰은 2만1000명을 도쿄에 투입해, 도심 곳곳에서 검문하고 있다. 도쿄역, 신주쿠(新宿)역, 시나가와(品川)역 등 사람이 붐비는 역에선 폭발물 설치 자체가 불가능하게 모든 쓰레기통을 치웠고, 동전사물함(coin locker) 사용도 금지했다. 270개 지하철 역에서는 자동판매기 1300대도 가동이 중단됐다.
항만 경비도 강화했다. 3일 한국 농민단체 회원 19명에 이어 4일 민노총 관계자 4명도 홋카이도의 신치토세(新千歲) 공항으로 입국하려다 거부됐다. 도쿄로 연결되는 나리타(成田)공항에선 입국 심사 강화로 해외 NGO 관계자가 13시간 동안 입국 목적 등을 추궁 받는 일도 벌어졌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했다.
G8회의 'G6'에서 출발… 러·캐나다 합류
올해로 34회를 맞이하는 G8정상회의는 35년 전, 전 세계에 몰아친 제1차 석유파동과 그로 인한 경기 침체가 계기가 되어 시작됐다. 1975년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d'Estaing) 프랑스 대통령이 영국·일본·미국·독일·이탈리아 정상을 프랑스 랑부예로 초청, 정기적인 모임을 제안하면서 G6가 먼저 만들어졌다.
다음해에 제럴드 포드(Ford) 미 대통령이 캐나다를 초청하면서 G7이 됐고, 냉전(冷戰)이 끝난 후 1997년에 빌 클린턴(Clinton) 미 대통령이 러시아를 초청하면서 G8이 공식적으로 결성됐다. 국제투명성기구(TI)의 보고서에 따르면, G8회원국들이 정작 자국의 부패와 뇌물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독일·이탈리아는 부패방지협약을 비준하지 않았고, 일본·캐나다·영국은 국제 상거래에서 뇌물방지협약조차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다고 TI는 비판했다.
도쿄=선우정 특파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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