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토담집 투러우 세계유산 지정
[중앙일보] 2008년 07월 09일(수) 오전 01:21
중국 푸젠(福建)성의 전통 토담 가옥인 투러우(土樓)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1998년 문화유산 신청을 한 지 10년 만이다.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백에서 제32차 연례 총회를 열어 보존상태가 좋은 투러우 46채를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식 지정했다고 AFP통신과 중국 신화사통신이 7일 보도했다. 중국의 세계문화유산은 만리장성 등 모두 36개로 늘어났다.
심사위원회 측은 투러우의 큰 규모와 정교하고 독특한 건축양식, 강한 내구성 및 창의성을 들어 세계문화유산 가치가 충분하다고 심사결과를 밝혔다. 투러우는 기초를 돌로 사용하고 윗부분은 흙으로 쌓아 올린 원형이나 사각형 가옥이다. 규모는 내부 거주 인원수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보통 직경 66m~31m, 높이 20여m에 달한다. 가장 큰 것은 가옥 내부에 384개의 방이 있고 모두 800여 명까지 거주가 가능하다. 송(宋)·명(明)·청(淸)대에는 주로 씨족 형태로 집단 거주해 투러우 한 채가 하나의 씨족 마을을 형성했다. 사방이 흙벽이며 지진 규모 7까지 견딜 정도로 견고해 외부 침입에 대한 방어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푸젠성 전역에는 약 3000여 채가 남아 있으며, 그 밖에 난징(南靖)·화안(華安)현 등 세 곳에도 산재해 있다. 대부분 집단으로 10여 채씩 보존돼 있는데, 푸젠성 융딩(永定)현 추시(初溪)촌에 있는 투러우는 600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1900년대 초에 지어진 것도 있다.
이달 2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32차 회의 기간 중에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투러우 외에도 태국과 소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캄보디아의 프레아 비헤아르 힌두사원, 말레이시아의 과거 무역전통을 간직한 도시 말라카와 조지타운, 파푸아뉴기니의 1만년 된 습지 경작지, 18~19세기 초 탈주 노예들이 숨었던 모리셔스의 노예 은신처 등이 있다. 또 고대 중동의 나바테아 문명을 보여주는 사우디아라비아 알 히즈르 유적, 1913년께 말 편자 모양으로 배치해 지은 베를린의 주택단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도시인 만투아와 사비오네타, 산마리노의 13세기 도시 유적 등의 등재도 확정됐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세계문화유산=유네스코가 1972년 정기총회에서 채택한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에 따라 인류문명과 자연사에 있어 보존가치가 있는 유산에 대해 지정하고 있다. 문화유산·자연유산·복합유산으로 구분해 지정한다. 2008년 3월 현재 전 세계 141개국에서 851건이 지정돼 있다. 문화유산 660건, 자연유산 166건, 복합유산 25건이다. 한국은 종묘·석굴암·수원화성 등 7개 유적이 지정돼 있다.
[중앙일보 최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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