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자살' 구하려다 순직…경찰특공대 故 전성우 경사
[세계일보] 2008년 06월 06일(금) 오후 07:27
“사흘 전 촛불집회 때문에 걱정돼서 아들한테 전화한 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
6일 부산시 거제동 부산의료원 장례예식장 9호실. 전날 시내 모 빌라 4층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20대를 구하려다 순직한 부산경찰특공대원 전성우(35) 경사의 유족들이 조문객을 맞고 있었다.
전 경사의 어머니 오영자(61·경남진해시)씨는 “성우가 며칠 전 전화했을 때도 ‘촛불시위가 계속되긴 해도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우리(경찰특공대)가 투입되지 않는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나를 안심시켰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오열했다. 오씨는 “아무리 119구조대로 변장시켰더라도 안전모를 쓰지 않고 올라가게 한 것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가슴을 쳤다.
다섯살배기 외동딸을 두고 있는 전 경사의 부인(31)은 남편의 이름을 부르며 혼절을 거듭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전 경사는 건물 옥상에서 떨어지는 순간에도 투신한 임모(26)씨를 껴안은 채 밑에 깔리는 바람에 갈비뼈가 부러지면서 장기가 파열된 것으로 드러났다.
1997년 10월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전 경사는 2001년 7월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경찰특공대에 자원해서 들어왔고, 그동안 투입된 크고 작은 작전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부산경찰청장상 등을 수상한 우수요원이었다.
합기도 4단, 국술 2단, 태권도 2단 등 무예가 뛰어나 특공대 내 ‘무술사범’으로 통한 전 경사는 책임감 등이 강해 강력사건 현장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고 동료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전 경사와 함께 특공대에서 근무해 온 박영진(36) 경장은 “전 경사는 책임감이 강해 이날도 옥상 투입을 자원했다”며 “그는 5∼6년 전에도 한 건물의 인질범을 제압하기 위해 투입됐다가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허벅지를 찔려 한동안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며 “어린이날 행사 때마다 테러범 진압과 격파 시범 등을 도맡아 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날 경장이던 전 경사를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전 경사의 영결식은 오는 9일 오전9시 부산경찰청장장으로 거행되며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부산=전상후 기자 세계일보&세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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