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리스트/국가우주무기

러시아 우주과학의 산실 흐루니체프를 가다

한부울 2008. 4. 22. 00:24
 

[4강 대사에게 듣는다] 이바센초프 주한 러 대사

[동아일보]2008.04.04 03:00

 

 

《“우리는 육지와 바다에 이어 우주에서도 협력하게 됐다. 한국이 러시아를 파트너로 선택한 데 대해서도 만족한다.” 글레프 이바셴초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며칠 후면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이 될 이소연 씨가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은 데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이바셴초프 대사는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정동 러시아대사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양국이 같이할 수 있는 공동사업의 아주 긴 목록을 갖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기업이 러시아에 적극 투자해 줄 것을 기대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데 이어 5월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신임 러시아 대통령이 취임한다. 한-러 관계는 어떻게 변할 것 같은가.


“현재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인 동반자 관계’로까지 높아져 있는 양국 관계가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러시아에서 이 대통령은 1990년 한―러 수교 이전부터 러시아를 방문해 양국 간 경제 관계를 처음 시작한 기업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메드베데프 차기 대통령의 동북아 정책에 대한 예상은….


“러시아는 동북아 지역에서 더 적극적인 정책을 펴 나갈 것이다. 대내외 관심사가 이 지역처럼 긴밀하게 연결된 곳도 없다. 방대한 천연자원을 갖고 있는 극동과 동시베리아 지역의 성공적인 개발 여부에 러시아의 미래가 달려 있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지역을 개발할 기회가 없었지만 이제는 가능성이 생겼다. 지역 개발을 위해선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된 정세가 필수적이다. 특히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이 지역의 대규모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이웃나라를 동참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국경지역에서 핵이나 미사일 실험, 군사 위협 행위가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침이고 메드베데프 정부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러시아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어떻게 보고 있나.


“러시아는 지금까지 남북한 모두를 이해하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통일로 가는 것을 지지해 왔다. 남북한이 서로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칠지는 독자적으로 결정할 일이고, 우리는 그 과정에까지 ‘충고’할 의사가 없다. 다만 한국의 대북정책이 남북한 간에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풀기 위한 방향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러시아는 6자회담의 역할에 만족하는가.


“러시아는 앞으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는 러시아로서는 아주 중요하다. 6자회담은 공동 작업이고 과정이기 때문에 특정 국가가 자기 역할을 부각시키는 것은 건설적이지 않다. 6개국이 모두 한 팀이고, 결정은 참가국들의 컨센서스에 의해 내려져야 한다.”


러시아는 남북한과의 삼각 경제 협력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3자의 장기적인 공동협력 사업은 남북한의 상호 신뢰를 강화해 한반도의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논의 중인 세 가지 사업이 있다. 먼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이다. 이 사업이 실현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유럽으로 가는 새로운 수송로가 생긴다. 두 번째는 동시베리아에서 북한을 통해 한국으로 가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마지막으로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한반도로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이 있다. 현재 러시아는 중국에 전기를 수출하고 있다.”


아직도 한국과 러시아 간에 사람과 물자, 자본의 교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해마다 각각 6만여 명의 러시아인과 한국인이 상대국을 방문하고, 양국 간 교역 규모는 100억 달러에서 지난해 150억 달러로 늘어났다. 물론 인적 교류와 물류 분야에서 더 개선할 여지가 있다. 앞으로 교류가 더 활성화되기를 원하지만 1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양국 간 교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양국 국민이 더 접촉해 언어와 문화, 생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수십 년 동안 한국과 러시아는 관계가 단절된 상태였다. 양국 수교 후 지난 17년은 이런 단절에서 오는 긴장감과 감정을 극복하는 시기였다. 이런 ‘공백’을 1, 2년 만에 메우기는 힘들다.”


이 대통령이 곧 미국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데 러시아 방문 시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 메시지를 전하면서 러시아로 초청했다. 올해 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이 이뤄지길 기대하지만 현재로서는 정확한 방문 일정을 얘기하기 어렵다. 러시아에서는 5월 7일 새 대통령이 취임한다. 그 후에야 이 대통령의 구체적인 방러 일정이 확정될 것이다.”


한-러 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주요 의제는 무엇이 될 것으로 예상하나.


“우리는 양국이 같이할 수 있는 공동사업의 아주 긴 목록을 갖고 있다. 가스 석유 우라늄 석탄 등의 자원 개발에 대한 한국의 참여와 한국 기업의 투자를 기대한다. 또 우리는 자원뿐 아니라 첨단기술을 이용해 만든 완제품을 한국에 수출하기를 원한다. 물론 러시아는 지금도 한국에 천연자원만 수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운항 중인 민간 헬기의 40%가 러시아제다. 한국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핵연료의 3분의 1 이상이 역시 러시아산이다. 우리는 우주기술과 핵의 평화적인 이용을 위한 협력 사업에도 관심이 많다. 상호 신뢰 관계의 수준을 보여 줄 군사협력도 희망한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며칠 후 러시아의 도움으로 우주선에 탑승할 예정이다.


“우리는 이제 육지와 바다뿐 아니라 우주에서도 한국과 협력하게 됐다. 러시아가 한국의 첫 우주인을 육성해 우주에 보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이 이번 사업의 파트너로 러시아를 선택한 것에도 만족한다. 이런 사업은 아주 민감한 문제인데, 협력을 하게 된 것은 양국 간의 높은 신뢰 수준을 보여 주는 것이다. 올해에는 양국이 공동으로 개발한 발사체(로켓)인 KSLV-1의 발사도 예정돼 있다. 우리는 이 분야에서 또 다른 협력사업을 기대한다.”


대담=심규선 편집국 부국장 정리=김기현 기자


●글레프 이바센초프


△러시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생(63세)

△모스크바국제관계대 졸업(국제경제학 전공)

△옛 소련 외교부 입부(1975년)

△인도 뭄바이 총영사(1991∼95년) 미얀마대사(1997∼2001년) 외교부 아시아3국장, 아시아2국장(2001∼2005년) 주한 러시아대사(2005년 4월∼)

 

 

●APEC회의가 열릴 블라디보스토크


2012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가 아닌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다.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 개발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장소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연결될 시베리아횡단철도(TSR), 한반도로 가는 가스관, 송유관이 지나갈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이 지역은 러시아와 남북한 간의 3각 경제 협력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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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박물관 순례, 부인이 직접 김치 담가▼


러 격투기 ‘삼보’ 보급에도 앞장

 

글레프 이바셴초프 러시아대사(오른쪽)가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보낸 축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글레프 이바셴초프 대사는 본국에서나 서울 외교가에서 ‘전형적인 외교관’ ‘모범생’으로 통한다. 한국의 각계 인사들과 폭넓게 교유하면서도 매사에 빈틈이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 외교부 내의 대표적 인도 전문가인 그는 1997∼2001년 미얀마 대사로 있을 때 한국 대사와 친하게 지내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항공 엔지니어 출신인 부인 이리나 여사가 한국 대사 부인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와 집안에서 선보인 후 이바셴초프 대사는 열렬한 김치 애호가가 됐다.


대사로 내정된 후 한국 영화를 여러 편 구해 볼 정도로 문화에 관심이 많다. 지금도 틈날 때마다 서울시내 구석구석과 박물관을 순례하며 한국 문화와 생활을 배우려고 애쓰고 있다. 아직은 서툴지만 한국어도 배우는 중.


“세계 3대 박물관인 에르미타시 등 러시아의 대형 박물관에 비해 한국의 박물관은 너무 작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전쟁기념관처럼 짜임새 있는 한국 박물관들은 곧 규모도 커질 것”이라며 웃었다.


취미는 수영과 테니스. 그래선지 스포츠 외교에도 적극적이다. 격투기 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때문에 유명해진 러시아의 고유 격투기 삼보가 최근 한국에서 널리 보급되고 있는 데도 그의 역할이 컸다.


이바셴초프 대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및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차기 대통령과 동향(상트페테르부르크)인 데다 러시아 최대의 외교 인맥인 모스크바국제관계대 출신으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도 가까워 ‘성골’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기현 기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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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주기술 이끄는 ‘흐루니체프社

[모스크바(러시아)=이재원기자]2008-04-13 19:02:00


“우리가 개발 못하는 핵심 기술이 고작 1m 크기의 저 투박한 엔진에 다 들어간다니…”


11일 찾은 흐루니체프사는 러시아의 우주시설들이 다 그렇듯 60년대쯤의 공장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낡아보이기만 하는 이곳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러시아 우주기술의 요람.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30)가 머물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정(ISS)의 첫 번 째 모듈인 ‘자리야(Zarya)’도 이곳에서 제작됐으며 올 해 말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쏘아올릴 우리의 발사체 ‘KSLV-Ⅰ’의 1단 엔진 역시 이 허름한 공장에서 제작중이다.


입구를 들어서 허름한 계단을 지나 만난 통로는 끝이 없어 보였다. 아니나다를까 “공장은 40m 높이에 1.5km 길이로 지어졌으며 이 공장이 모스크바에서 지붕이 가장 긴 건물”이라는 네스체로프 흐루니체프사 사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조립 라인에 들어서자 거대한 로켓들이 시선을 압도했다. 왼쪽 라인에선 KSLV-Ⅰ과 관련된 엔진 조립이 한창이었으며 가운데엔 지난날 러시아의 자존심이었던 우주정거장 ‘미르’의 모형이, 오른족엔 차세대 발사체인 앙가라와 프로톤 조립 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KSLV-Ⅰ라인으로 들어서니 연료와 산화제 탱크가 시커먼 기둥 모양으로 서있다. 그리고 지상시험용 로켓엔진(GTV)와 로켓의 꼭대기 분야인 페어링이 눈에 들어온다. 이 GTV는 로켓 엔진과 연료공급라인 등을 모두 결합해 지상에서 연소시험을 하는 장비로 로켓 개발의 핵심 장비다.


흰 천으로 가려있는 GTV를 들여다보니 엔지니어 한 명이 도면을 펼쳐놓고 조립에 한창이었다. 개발 과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니 네스체로프 사장은 “설명보다 스스로 개발을 해 보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자랑으로 설명을 대신했다. 이 공장은 이렇게 중요한 장비는 모두 흰 천으로 가려놓고 조립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눈에 들어온 엔진의 크기는 기껏해야 고작 1미터. 우리가 넘어야 할 기술의 한계가 여기 다 모여 있다. 러시아의 우주 기술들은 이렇게 작고 투박하고 볼품없어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세련된 IT기술을 가진 우리가 아직은 감히 넘볼 수 없는 지위에 있다.


하지만 네스체로프 사장의 한마디는 우리는 ‘가능성이 많은 나라’라는 희망을 갖게 했다.


네스체로프 사장은 “솔직히 우리는 한국의 빠른 개발 속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북경 올림픽에 이런 분야가 있다면 한국은 분명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우리의 지상 장비 구축 속도를 보고 놀랐다는 것. 우리나라는 지난해 지상 장비를 넘겨받아 러시아가 예상한 2년 보다 훨씬 빠른 1년 안에 구축을 마치고 발사를 예정하고 있다. 네스체로프 사장은 “이 분야에서 오래 일 한 나도 이렇게 빠른 템포로 일을 해내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GTV는 7월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리고 작동 및 성능 테스트를 통과하면 실제 비행용 엔진이 10월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실제 KSLV-Ⅰ이 발사되고 난 후에도 GTB는 한국에 남게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백홍열 원장은 “우리는 이것을 철저히 분석해 KSLV-Ⅱ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계약 당시 러시아는 직원 월급도 못 줄 만큼 경제사정이 안좋아 저렴한 가격에 이 같은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 원장은 “우리가 러시아와 같은 규모를 투자할 순 없지만 국가 연구개발(R&D)예산 중 우주분야 투자 비중은 높일 필요가 있다”며 “전체의 5%를 투자하면 5000억원 수준인데 우리 국민들이 국민 1인당 1만원은 적정한 투자액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공장을 나오는데 “어느 나라이든 지금까지 처음 위성을 쏴서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 그 만큼 어려운 일이다”라던 흐루체프사 공장장의 말이 귓전을 맴돌았다.


우리는 올 해 말 첫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며칠 전 카자흐스탄의 하늘을 가로질러 하늘로 쏘아올린 우리의 우주를 향한 꿈이 이제 몇 달 후면 우리 땅인 전라남도 고흥 외딴 섬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10년 후 꼭 다시 봐 달라. 그 때 우린 분명 다른 곳에 있을 것”이라는 백 원장의 비장한 한 마디는 우리 과학자들의 각오와 능력이면 우리가 10년 후면 분명 ‘우주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다가왔다.


/사진설명=오는 12월 전남 고흥 나로 우주센터에서 발사될 KSLV-I용 지상시험장비(GTV)가 모스크바 흐루니체프사에서 제작되고 있다. KSLV-I란 소형 위성 발사체라는 의미로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9번째 자력 위성 발사 국가가 된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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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주과학의 산실 흐루니체프를 가다

[모스크바=연합뉴스]2008.04.14 


한국과 소형위성발사체(KSLV-I) 제작 협력 현장


"한국만큼 우주 과학이 빠르게 발전하는 나라는 보지 못했다. 올림픽 금메달감이다."

러시아의 우주 과학의 산파 역할을 하고 있는 흐루니체프(Khrunichev)사(社) 블라디미르 네스테로프 사장은 한국과의 협력 확대를 기대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29) 씨를 태운 소유스 우주선이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성공리에 발사된 다음날 기자는 모스크바 교외에 있는 흐루니체프사를 찾았다.


흐루니체프사는 한.러 우주기술 협력의 러시아 측 파트너로 올해 12월 고흥 나로 우주센터에서 발사 예정인 소형위성발사체(KSLV-I)의 1단계 액체추진방식 로켓 `앙가라 UM'을 제작하고 있다.


한.러 우주 분야 교류 협력차 러시아를 방문한 교육과학기술부 박종구 차관과 한국 항공우주연구원 백홍열 원장과 함께 방문한 흐루니체프사는 그 외관만 보면 최첨단 기술의 복합체인 우주 로켓을 만드는 곳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허름했다.


1916년 항공-기술국으로 출발한 흐루니체프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형 폭격기를 생산했다. 냉전 시절에 한쪽에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다른 한쪽에선 로켓 발사체 `프로톤'과 `살류트', `알마즈', `미르' 등의 우주정거장과 도킹 모듈을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 한 해 예산은 15억 달러, 직원은 3만5천여 명이다. 우주시스템 연구소, 로켓 제작공장, 로켓 운용 및 의료 장비 공장 등도 갖춘 우주항공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체다.


흐루니체프사는 로켓 발사체 설계 및 각종 위성 발사체 제작과 발사, 우주 기술 운용 및 시험 개발, 위성체 자동항법 시스템 개발에 관한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 개발에도 참여 중이며 로켓을 이용한 위성 발사 대행 서비스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록히드 마틴과 국제 발사체 서비스(ILS)를 위한 합작 벤처회사를 설립해 주목받았다.


한국의 우주기술 개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2006년 8월 흐루니체프사가 제작한 로켓 발사체에 의해 아리랑 2호가 발사되기도 했다.


한국 방문단 일행을 맞이한 네스체로프 사장은 "나도 우주 관련 분야에서 상당히 오래 일해 왔지만 한국처럼 이렇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놀랍다"며 한국을 한껏 치켜세운 뒤 "오늘 만남이 양국 간의 협력과 과학 교류를 위해 좋은 방향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로켓 발사체 공장은 모스크바에서 가장 긴 건물로 유명하다. 공장 높이가 40m고, 길이는 1.5km에 달했는데 이런 공장이 몇 개 더 있다고 관계자가 귀띔했다. 조립 라인에 들어서자 거대한 로켓들이 기자의 눈을 압도했다. 왼쪽에 `KSLV-1' 관련 라인이, 가운데는 옛 우주정거장인 미르의 모형이, 오른쪽으로는 앙가라와 프로톤 조립 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기자의 관심은 지상시험용 로켓 엔진(GTB) 조립이 한창 진행 중인 KSLV-1에 쏠렸다. GTB는 로켓 엔진과 연료공급 라인 등을 모두 결합해 지상에서 연소시험을 하는 것으로 로켓의 핵심장비다.


러시아는 GTB를 한국에 인도하기 전 오는 7~8월께 GTB 연소시험을 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연소시험을 하지 않고 대신 성능 시험만 진행한다. 여기서 아무런 이상이 없으면 비행용 엔진이 10월 한국으로 건너오고 약 3개월간 테스트를 받게 된다.


GTB의 일부가 흰 천으로 가려져 있어 물어보니 바로 로켓의 핵심 부분으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 위해 가려 놓았다고 네스체로프 사장은 설명했다. KSLV-1 발사 후에도 GTB는 남게 되는데 한국은 이것을 철저히 분석해 2호 개발에 이용할 계획이다. 흐루니체프사는 2015년까지 앙가라 UM에 대한 모든 기술을 한국에 이전하기로 계약했다


백홍열 원장은 "현재 한국의 기술력은 엔진을 살 수 만 있으면 똑같이 만들어낼 수 있다. 엔진 이외 부분은 모두 우리 기술로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엔진을 아무도 안 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 옆으로는 우주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가 주문했다는 프로톤 로켓과 에어쇼에 등장하기도 했던 앙가라도 보였다.


흐루니체프사는 위성발사용 프로톤 로켓을 1965년 처음 개발했으며 이 로켓으로 ISS에 화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최근에는 프로톤 개량모델인 프로톤 M을 개발했으며, KSLV-1의 모델인 앙가라를 차세대 로켓으로 개발 중이며 2011년 상업용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흐루니체프사를 이끌어 온 네스체로프 사장은 "성공적인 KSLV-1 발사를 위해서는 양측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작업들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로켓 기술은 자동차나 항공기 보다 훨씬 복잡하고 힘든 분야다. 우리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이런 과제를 우리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종구 차관은 "앞으로 양국의 우주분야 협력이 더 깊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KSLV-1 개발 사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면서 "1957년 발사된 인류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가 `우주여행 동반자'라는 뜻을 지닌 것처럼 한. 러 양국이 서로 `동반자'로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흐루니체프사를 나서면서 우리는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는 러시아가 개발한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갔지만 언젠가는 한국이 자체 제작한 우주 로켓을 타고 한국인 우주 비행사가 우주로 갈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대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제공) 남현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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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강국 코리아, 역사는 계속된다

한국 첫 우주인 배출 성공 

 

한국의 첫 우주인 배출 사업이 성공적으로 치러짐에 따라 항공·우주 분야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함께 관련 분야의 연구개발(R&D)이 가속화되는 등 이번 유인(有人) 우주인 배출 사업을 계기로 명실상부한 우주강국 코리아 만들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첫 우주인 배출에 이어 국내 위성발사장인 나로우주센터 완공, 국내 최초 자력 위성발사 등이 예정돼 있어 대한민국이 우주개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힘찬 날갯짓을 하는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에 따르면 오는 12월 한국형 소형위성발사체(KSLV- I)에 자력으로 개발한 인공위성(과학기술위성 2호)을 실어 우리나라에서 쏘아 올리는 것이 성공을 거두면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한해가 된다.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실고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한국형 소형위성발사체(KSLV-I)는 이미 지난 4월초 상단부에 대한 종합운용시험에 착수해 오는 9월 나로우주센터로 이송, 발사를 준비하게 된다.


KSLV- I은 2단 발사체로 1단(액체엔진)은 러시아와 공동개발하고 있으나 2단(고체 킥모터)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핵심부품으로 구성됐다. 이 소형위성발사체는 앞으로 과학기술위성 2호를 임무궤도에 올려놓게 된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100kg급 저궤도 인공위성인 ‘과학기술위성 2호’는 지구 및 대기 복사에너지 관측용 마이크로파 라디오미터 등의 주탑재체와 레이저 반사경 등의 부탑재체가 장착돼 대기 및 지구복사 에너지를 관측함으로써 지구과학 및 환경연구 등을 위한 데이터를 얻는데 활용된다.


이와 함께 오는 9월로 예정된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 완공은 세계에서 13번째로 우주센터를 보유한 국가로서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될 전망이다. 우주센터가 완공되면 오는 11월까지 발사체 연계 발사대 시스템 인증시험을 마치고 12월에는 우리나라 땅에서 자력으로 위성을 발사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게 된다.


대한민국의 우주강국을 향한 꿈은 내년 이후에도 계속된다. 내년 6월에는 해양관측 및 기상관측용 통신해양기상위성이 처음으로 발사돼 독자적인 기상관측 인공위성을 확보하게 된다.


또 2010년에는 밤낮과 기상상황에 관계없이 한반도의 지상관측을 수행할 다목적실용위성 5호가 발사될 예정으로 개발 중에 있고, 오는 2011년에는 고정밀 관측위성인 다목적실용위성 3호가 고해상도 광학카메라를 탑재하여 발사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인공위성과 상호보완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스마트 무인기(SUAV) 개발사업도 탄력이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세계에서 두 번째로 40% 축소형 무인항공기 개발에 성공한 항우연은 현재 전남 고흥항공센터에서 축소기의 자동비행시험에 착수했으며 오는 9월까지는 비행시제품 1호기의 지상 통합시험에 나설 계획이고 오는 2012년 스마트 무인기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정부는 우주탐사는 중장기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위성 및 발사체 발사 경험과 기술 등 노하우가 축적되는 오는 2020년 달 탐사위성(궤도선) 1호를 발사하고, 오는 2025년에는 달 탐사위성(착륙선) 2호를 발사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항우연 한 관계자는 “올해야 말로 대한민국이 우주개발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전일보사 <정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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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앙가라 로켓 버전

 

 

KSLV-I 2002

KSLV-I 2005

KSLV-II

KSLV-III

Angara 5A

제작사

KARI

KARI

KARI

KARI

Chelomei

화물중량 (kg)

100 

100 

1,000 

1,500 

28,500 

궤도고도 (km)

300 

300 

300 

800 

200 

궤도각도

38.00 

38.00 

38.00 

97.00 

63.00 

추력 (kN)

244.000 

1,910.000 

1,910.000 

1,910.000 

9,560.000 

중량 (kg)

20,000 

140,000 

144,000 

145,000 

790,000 

직경 (m)

3.90 

3.90 

3.90 

3.90 

3.90 

길이 (m)

30.00 

30.00 

35.00 

35.00 

64.00 

단 수

1단 로켓

KSR-3 3개

Angara UM

Angara UM

Angara UM

Angara UM 4개

2단 로켓

KSR-1

KSR-1

KSR-3

KSR-3

Angara UM

3단 로켓

-

-

-

KSR-1

Angara KVRB

발사일정

2005년 취소

2007년

2010년

2015년

-

 

 

 

 

 

                                       [러시아 우주과학의 산실 흐루니체프]

 

흐루니체프사는 한·러 우주기술 협력의 러시아 측 파트너로 올해 12월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 예정인 소형위성발사체(KSLV-I)의 1단계 액체추진 로켓 ‘앙가라 UM’을 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