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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귀환 이상은 로켓오작동 탓

한부울 2008. 4. 23. 14:31
 

이소연 귀환 이상은 로켓오작동 탓

[조선일보] 2008년 04월 23일(수) 오전 08:29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30)씨가 지구로 돌아올 때 귀환 우주선의 역추진 로켓이 작동하지 않는 등 우주선이 고장 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모스크바 지상임무센터(MCC)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이씨가 타고 온 소유스 TMA-11 귀환선에서 속도를 늦추는 역추진 로켓이 작동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속도가 줄어들지 않아 동체가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게 세워진 상태에서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지구 귀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주선의 속도를 늦추는 일이다. 귀환선은 시속 828㎞의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한 후 역추진 로켓과 낙하산을 차례대로 이용해 착륙할 때는 속도를 시속 5.4㎞까지 낮춘다.


항공우주연구원 최기혁 우주인사업단장은 “대기권 진입 후 낙하산을 펴기 전까지 5~6분 동안 예정된 역추진 로켓이 작동하지 않았다”며 “당시 귀환선에서 역추진 로켓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경고등이 켜졌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귀환선은 거의 수직에 가깝게 세워진 채 땅으로 떨어져 약 30㎝ 깊이로 박혔다. 예정대로라면 낙하산이 펴지고 동체는 지상과 30도 각도를 유지하게 된다. 착륙 2초 전 연착륙 역추진 로켓이 작동했지만 속도를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


로켓 전문가들은 “엔진은 전적으로 컴퓨터에 의해 작동되므로 컴퓨터 자체나 센서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소유즈 귀환선이 기기 이상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AP통신은 지난해와 2003년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해 소유즈 귀환선이 예상 착륙지점보다 각각 380㎞, 500㎞나 벗어났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귀환선이 예상 착륙지점보다 서쪽으로 420㎞ 떨어진 곳에 내린 것도 속도를 늦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유즈 귀환선은 19일 카자흐스탄 서남쪽에서 동북쪽 방향으로 낙하하면서 최종적으로 북쪽 초원지대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귀환선은 예상 시간보다 2분 빠른 19일 오후 5시28분(한국 시간)에 착륙했다. 속도가 줄지 않아 낙하경로를 다 마치지 못하고 먼저 착륙한 것.


당시 우주인이 받았던 충격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기혁 단장은 “귀환 과정에서 원래는 자기 몸무게의 4배 정도의 압력을 받게 되는데 속도가 줄지 않아 압력이 9배까지 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우주인 말렌첸코는 착륙 당시 달려온 주민들에 의해 귀환선 밖으로 나왔지만, 이소연씨와 미국 여성 우주인 페기 윗슨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귀환선에서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소연씨가 언급한 불은 귀환선 자체에서 난 게 아니라 주변의 풀이 타면서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1일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귀환선에 붙은 불을 보고 우리도 불타는 것 아닌가 하고 놀랐다”고 했다. 최기혁 단장은 “귀환선 자체에서 난 불이 아니라 착륙 2초 전 연착륙 역추진 로켓이 작동하면서 주변의 마른 풀을 태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영완 기자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