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드림' 고국찾은 中동포들 비극
[연합뉴스] 2008년 04월 14일(월) 오후 03:47
상사가 던진 병에 맞아 `식물인간'…`노예생활' 5년에 한푼 못받고 쫓겨나
외국인 노동자의집 `中동포 인권 유린' 실태 고발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자기 민족인 중국동포를 향해 삽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이 나라가 꿈에 그리던 조국이 맞습니까?"14일 `중국동포 인권유린 고발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 위치한 `중국동포의 집'.
기자회견에 참석한 중국동포 130여 명의 얼굴은 기자회견 내내 고통과 분노로 일그러졌다.
외국인 노동자 자원봉사단체인 외국인노동자의집(대표 김해성 목사) 주최로 열린 이날 회견에서는 직장 상사가 휘두른 삽에 맞아 중상을 입는가 하면 직장 동료가 던진 소주병에 맞아 뇌사 상태에 빠진 중국동포 노동자들의 참담한 사연들이 잇따라 소개됐다.
성남시 한 묘목농장에서 일해온 헤이룽장성 출신 중국동포 조모(55)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7시께 농장에서 일하던 도중 직장 상사(40)가 휘두른 삽에 맞아 오른팔과 배 등에 상처를 입었다.
상사가 삽을 휘두른 이유는 `나무를 옮기라'는 지시를 즉시 이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말대꾸'까지 했다는 것이다.
역시 헤이룽장성 출신 김모(53)씨는 작년 11월 초순께 충남 당진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던 중 자꾸 자신의 머리를 두드리며 시비를 거는 한국인 동료에게 항의하다 그가 휘두른 쇠 파이프에 등을 맞고 쓰러졌다.
지린성 출신 김모(37)씨는 지난 4일 경기도 일산에서 회식 장소에서 직장 상사로부터 구타를 당했지만 오히려 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으며 헤이룽장성 출신의 또 다른 김모(39)씨는 농장에서 5년 간 노예처럼 일하고서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쫓겨났다.
특히 이날 중국동포들의 가슴을 분노로 들끓게 한 것은 직장 상사가 던진 소주병에 머리를 맞아 `식물인간'이 된 34살 정모씨의 절망적 상황이다.
아들 대신 기자회견에 나온 정씨 어머니(66)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1월29일 용인시에 있는 한 설비업체 숙소에서 직장 동료 유모씨가 던진 소주병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실려갔으나 3개월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씨 어머니는 "아들과 결혼을 앞둔 약혼녀가 아들의 건강상태를 물어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며 "결혼은 커녕 목숨마저 겨우 붙어있는 아들 모습을 볼 때마다 그저 눈물만 흘리고 있다"고 울먹였다.
정씨 어머니는 "한국 경찰과 검찰은 아들이 당한 억울한 일에 적극 나서려 하지 않고 있다"며 "제발 꿈을 찾아 한국에 온 아들이 억울한 희생자가 되는 일이 없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해성 목사는 "중국 동포들에 대한 인권 유린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그 부작용은 한국사회 전체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중국동포 노동자 폭행 사건 진상 조사단 구성, 임금체납 농장주 처벌 촉구 집회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펴 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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