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왜 일본에 오셨어요?
[연합뉴스] 2008년 03월 29일(토) 오전 08:01
日동포 어린이들, 전태기씨 度日史 그림책으로 펴내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할아버지, 왜 일본에 오셨어요?"재일동포 어린이들이 뿌리를 찾기 위해 1943년 일본으로 건너간 전태기(84)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인상에 남는 부분을 크레용으로 그린 뒤 이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29일 재일본대한민국민단 기관지인 민단신문에 따르면 요코하마(橫濱)에 있는 우시오다(潮田)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쓰루미 어린이회(대표 야마모토 스미코)의 동포 어린이 8명은 전태기(84) 할아버지와 정정기(68) 할머니 부부를 졸라 2년 반 동안 파란만장한 할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들었다.
어린이들은 백발의 노부부가 말로 전해주는 도일사(度日史)에 귀를 기울였고, 그 서글픈 내용을 한글로 정리하는 한편 그림까지 그렸다.
전 할아버지는 전라북도 무주에서 태어나 18세 때 NKK(日本鋼管)의 훈련생으로 일본에 건너갔고 교토(京都) 출생의 정 할머니를 만나 결혼했다. 아이들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구술한 재일동포 1세의 인생을 모두 23장의 그림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8명이 각각 나눠 그린 그림의 제목은 가족과 이별을 안타까워하는 할아버지, 일본을 향하는 배, 부부의 결혼식 등이다. 그림에는 '우리들의 할아버지', '우리들의 할머니'라는 한글이 보인다.
어린이들은 이야기를 듣는 도중에 전 할아버지를 하늘로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림의 후반부가 정 할머니의 분투기로 채워진 것은 이 때문이다. 정 할머니는 매일 아침 종업원과 가족 등 총 20명분의 도시락을 만들고, 돼지를 사육하면서도 고추와 마늘을 재배했다는 고생담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아이들이 듣고 쓰기를 시작한 것은 2005년 가을부터. 매월 1, 2회 주기로 질문지를 들고가 물은 뒤 메모를 했고, 한국중앙회관의 재일 한인역사자료관이나 신주쿠(新宿)의 고려박물관에도 찾아가 1세들의 발자취를 확인했다.
지난 15일 제작 발표회를 겸한 쓰루미 어린이회 '감사의 모임'에서 그림책을 보던 부모들은 "읽거나 듣거나 한 것은 잊히더라도 그림으로 남긴 것은 절대 잊히지 않는다"며 대견해했다.
아이들은 23장의 그림을 1장씩 사진에 담아 앨범으로 만들어 8명이 각각 쓴 편지와 함께 이날 정 할머니에게 전달했다. "할머니가 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거야"라는 어린이들의 발표에 정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는 말로 감사를 표했다.
쓰루미 어린이회는 한반도에 뿌리를 둔 아이들이 출신에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지역 초등학교 교사들에 의해 1999년 4월에 결성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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