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온성군 15명 공개처형

한부울 2008. 3. 13. 12:29
 

온성군 15명 공개처형

[좋은벗들]114호- 2008.03.06

 

지난 2월 20일, 함경북도 온성군 주원구의 한 다리 위에서 남자 2명, 여자 13명이 공개처형됐다. 당국은 각 기관, 기업소, 인민반들에 모두 참가하도록 사전에 공지한 데 이어 당일 빠지는 사람이 없도록 단속했다. 이번에 처형된 사람들은 대체로 중국 친척들과 연계해 생활에 도움을 받으려고 도강하거나, 도강하겠다는 이웃을 도와주거나, 아니면 다른 도강자들 알선해주는 등의 혐의로 구속됐었다. 


이번 공개처형에 온성 주민들의 충격이 대단히 크다. 일부 주민들은 여자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파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한 여성은 “제발 여자들은 죽이지 말고 교양해서 남편과 아이들을 만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에 굶어죽을 사람들이 끔찍이도 많을 것 같은데, 이렇게 쏴죽이기까지 하면 몇 명이나 살아나겠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이번 총살이 너무하다. 모두 살자고 한 일인데 너무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들은 “이번 총살은 시범으로 죽인 것이다, 이번에 걸린 사람들은 재수가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많이 해 먹고도 일없는데 시기에 따라 변하는 우리 법이다보니 정말 억울하게 죽었다, 여자들은 눈도 제대로 감은 것 같지 않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마치 자기 가족이 당한 일처럼 마음 아파했다.


또 온성 읍에 사는 한 여성은 “이번 총살은 사람들의 민심을 더욱 소란스럽게 만들었다”고 하면서, “먹을 것이 없어 모두 불안해하고 있는데다가 총소리까지 내니 백성들을 분노하게 하였다”고 말했다. 공개처형을 지켜봤던 한 40대 남성은 “범죄자를 엄하게 다스리라는 포고를 내리는 사람이나 그것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범죄를 범하는 사람들처럼 배고픈 고생을 해보았는가?”라며 강하게 반문했다. 그는 “자기네가 직책을 휘둘러 잘사니 백성들이 얼마나 고달프게 사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조치할 것이지 왜 그렇게 못했는가? 오죽이나 살기 바빴으면 사람들이 그런 일을 저질렀겠는가?”하면서 범죄를 저지른 자들보다 그렇게 하게끔 정치한 간부들이 더 큰 범죄자들이라고 말했다.


한 간부는 이번 공개처형을 봄철 비법월경자들이 늘어날까봐 취한 사전 경고 조치라고 말했다. “올해 모든 주민들이 바빠하는 것이 눈에 띈다. 돈 좀 있다고 하던 사람들도 살기 어려워 아우성이니 하루하루 겨우 끼니 살이 하던 사람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요새 주민들이 하는 신고는 모두 먹을 것이 없어 부부싸움을 해 가출하였다느니, 누구는 중국에 가자고 시도한다느니, 또 중국 친척한테서 도움을 받자고 전화기를 한번 쓰는데 2만원을 내고 하였다느니 이런 것들이다. 그리고 지역적으로 볼 때 하루에 몇 명씩은 매일 없어지고 친척집에 왔다가 비법 월경하는 현상, 심지어 학교 졸업반 학생들이 없어지는 현상이 매일 발생 한다. 그래서 이번에 이런 사정과 관련하여 사람들한테 인식을 바로 주자고 총소리를 낸 것이다”라고 말했다.


2007년 3월 1일부터 중국에 도강하려다 붙잡혔거나, 중국에서 살다가 잡혀 들어온 범죄자들에 대한 형기가 높아졌다. 예전에는 한국 문세만 아니면 최고형 3년에 그쳤으나, 이제부터는 5-7년까지 형기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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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는 아이 낳지 말라

[좋은벗들]114호-2008.03.06

 

아이를 많이 낳아 잘 키우라는 북한 당국의 권고와 반대로 갓 결혼한 부부들은 주위 어른들로부터 아이를 낳지 말라는 말을 듣는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자식을 낳은 게 자식에게 못할 짓 하는 일이라며, 부모 노릇 못하는 죄인의 심정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난한 집 부모들은 학교에 나가야 할 아이에게 가을에는 논에 나가 벼 이삭을 잘라오라, 옥수수를 도적질해오라, 산에 가서 나무를 해오라, 소토지 밭에 가서 김을 매라, 집에서 동생들을 봐라 하며 온갖 잔심부름을 시킨다. 이들은 추운 겨울 아이의 두 발이 퉁퉁 얼어 터져도 신발 하나 제대로 신기지 못하는 너무나 찌든 살림에 진절머리가 나서 이젠 자식 앞에 부끄러운 신경도 마비될 정도라고 말한다. 이에 누가 아이를 낳겠다고 하면 기를 쓰고 말리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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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많이 낳으면 나이 관계없이 장사 가능

[좋은벗들]114호-2008.03.06

 

출산율 감소로 북한 당국은 계속해서 다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15년에 걸쳐 미공급이 계속되고, 주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북한 당국은 해마다 “녀성들이 후대들을 많이 낳을 데 대한”방침을 내리고 있다. 올해에도 또 다시 “아이를 세 명씩 낳은 다산모 녀성들을 우대해줄 데 대한” 방침이 내려왔다. 다산모 우대 방침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산모 녀성들에게는 새롭게 건설 중인 현대적인 아빠트에서 제일 좋은 집을 배정해줄 것, 일체 녀맹 조직을 비롯해 인민반과 아이들 학교 등에서 세외부담을 주지 말 것, 배급소 상점에서 주는 량식과 부식물을 무상으로 공급할 것, 1년에 한 번씩 가족 료양소에 갈 수 있도록 할 것” 등이다. 이밖에도 기차 이용시 다른 사람을 우선해서 봉사를 받을 수도 있다. 특히 다산모는 나이에 상관없이 시장에서 장사를 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북한 당국은 다산모를 우대할 것이라며, 아이를 많이 낳을 데 대한 포치 및 강연회를 계속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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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만 늘어가는 아이들

[좋은벗들]114호-2008.03.06

 

보호받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에게 느는 건 눈치뿐이다. 생활 곤란으로 부모들이 돈 벌겠다고 타향과 타국으로 떠나는 바람에 오갈 데 없어진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기도 하다. 할머니나 삼촌, 고모 등 친척들이 있어 얹혀살게 되면 눈치 보기는 더 심해진다. 아이들은 눈치를 보다가 결국 꽃제비로 떠돌아다니게 된다. 도적질을 배우고, 도적질한 물건을 시장에 싼 값으로 넘기거나 음식점들에서 떨어진 음식들을 주워 먹는다. 이 아이들에게는 목숨 연명하기가 하루하루의 최대 목표다.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아이들의 사정도 그다지 좋을 것은 없다. 생활이 곤란한 집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면 매일 돈을 가져오라, 토끼 가죽을 가져오라, 술과 담배를 가져오라 등 세외부담이 너무 많아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 집에 돌아와 마지못해 학교에서 가져오라는 것들을 말하면, 부모들에게 욕먹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빈손으로 학교에 가면 선생님들이 욕하고 때리니, 아이들은 차라리 학교에 안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선 선생님 눈치보고, 집에선 부모 눈치 살피면서 여기저기서 화풀이의 대상이 되는 게 요즘 아이들의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