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우주화물선' 경쟁시대 열렸다
[조선일보] 2008년 03월 09일(일) 오후 11:51
유럽우주국(ESA)이 9일 남미의 프랑스령(領) 기아나에서 유럽 최초의 무인(無人) 자동 우주화물선(ATV·Automated Transfer Vehicle)인 '쥘 베른'호를 아리안5 로켓에 탑재해 발사하는데 성공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저자 쥘 베른(Jules Verne)의 이름을 딴 이 우주선은 크기가 런던의 명물인 '더블 데커(빨간색 2층 버스)'보다 약간 크고 최대 9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이번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급할 물·연료·실험 기자재 등 화물을 적재했다. 발사된 쥘 베른호의 총무게는 약 20t. 아리안5 로켓이 지금까지 쏘아올린 최대 중량의 2배가 넘는다.
쥘 베른호의 성공적인 발사로, 본격적인 무인 우주화물선 개발 경쟁이 시작됐다. 러시아는 ISS 건설 초기부터 소유즈 우주선을 개량한 소형 무인 화물선을 사용해왔고, 일본도 2009년 무인 우주화물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미국은 2010년 이후 위험 부담이 큰 유인 우주왕복선을 퇴역시키고, 무인 우주선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쥘 베른호는 아리안 로켓에서 분리된 뒤 로봇처럼 자동으로 운행하며, ISS와의 도킹(docking)도 광학센서 등을 사용해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진행한다. 쥘 베른호의 ISS 도킹은 다음달 3일쯤에야 이뤄질 예정. 오는 11일 발사되는 미국의 우주왕복선 엔데버호가 ISS에서 임무를 마칠 때까지, 우주에서 대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쥘 베른호는 ISS와 도킹한 뒤에는, 자체 추진력을 사용해 ISS를 지구에서 더 멀리 떨어진 고도로 밀어 올리는 임무도 수행한다. 이후 6개월간 ISS의 보급 창고로 쓰인 뒤, ISS에서 나온 6.4t의 쓰레기를 싣고 대기권으로 떨어지다가 소멸하게 된다.
ESA는 쥘 베른호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모두 5개의 무인 우주화물선(ATV)을 발사할 계획이다.
김민구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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