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 역군 2억 ‘농민공’
[중앙일보] 2008년 02월 14일(목) 오전 04:50
[중앙일보 신경진] 중국 경제발전의 숨은 역군인 2억 농민공(農民工·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는 임시 근로자)의 정치 참여 길이 열렸다. 최근 중국의 31개 성·자치구·직할시는 인민대표대회(人大)를 열어 3월 5일 베이징에서 개막하는 제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 파견할 지방 대표단을 뽑았다. 1월 19일 충칭(重慶)시는 51명의 농민공을 인대 대표로 선출했다. 이틀 후엔 광둥(廣東)성이 전인대에 보낼 대표 160명을 선출하면서 쓰촨(四川)성 출신의 농민공 후샤오옌(胡小燕·34·여)을 명단에 포함했다. 조화(和諧·화해)사회를 강조하는 정책에 따라 농민공 권익 보장의 길이 열린 것이다. 한다위안(韓大元) 인민대 교수는 “올해부터 농민공의 전인대 진출이 가능해진 것은 중국 민주정치 발전의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했다.
농민공은 농민의 농촌 이탈 산물로 역사적 연원이 깊다. 개항장을 중심으로 존재했던 부두 노동자 ‘쿠리(苦力)’도 농촌 이탈 농민이었다. 이들은 태평양을 건너 미국 서부의 금광이나 페루의 은광 노동력으로 공급되기도 했다.
신중국 성립 후 1958년 공포된 ‘호구(戶口) 등기조례’는 모든 중국인을 출생지에서 발급하는 호구에 따라 농민과 도시민으로 나눴다. 이 제도는 인구의 자유로운 이동을 금지했다. 그러나 78년 개혁·개방 이후 농촌을 떠난 농민이 도시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80년대 이들은 황허(黃河)의 탁류에 비유돼 ‘맹류(盲流)’로 불렸고, 90년대부터는 ‘농민공’으로 일컬어졌다.
2006년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농민공은 매주 6.29일을 일하며, 하루 8.93시간 노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수입은 966위안(약 12만6000원)이며, 한 달에 500위안도 못 받는 사람이 20%에 달한다. 중국은 2020년까지 현재 서유럽 인구 규모인 4억여 농민이 도시로 추가 이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민공 문제가 심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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