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

제례주로 올리는 청주, 알고 마셔야 '제 맛'

한부울 2008. 2. 7. 17:58
 

제례주로 올리는 청주, 알고 마셔야 '제 맛'

[뉴시스] 2008년 02월 07일(목) 오전 09:47


[서울=뉴시스]명절이 되면 오랜만에 만난 친지나 친구들과 함께 그동안 못다한 얘기들을 나누며 소주잔을 기울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명절의 대표적인 술은 무엇보다도 제사상에 올라가는 전통주인 청주. 청주는 우리 고유의 술로 관혼상제 등 중요한 행사에 빠질 수 없는 술로 함께 해왔다.


격식을 차린 자리에서 제례주로 가끔씩 마시게 되는 청주이지만, 조금만 더 알고 마시면 명절에 으레 거치는 차례상도 좀 더 풍성해질 수 있지 않을까. 전통적으로 설과 같은 명절에 조상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지내는 제사에 쓰이는 술이 청주(凊酒)다. 청주는 고유한 우리의 술이지만, 일본 술로 잘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사케(酒)는 일본에서 술을 총칭하는 말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종(正宗)으로 알려져 청주라고 하면 일본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일본식 발음으로 마사무네(正宗)는 사케 브랜드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일본 강점기 때 한 일본인이 부산에 청주 공장을 세우고 자신이 만든 청주의 브랜드를 ‘정종’이라 했던 것인데, 마치 청주의 대명사인 것처럼 쓰였다.


두산의 설명에 따르면 청주를 빚는 기술은 우리 조상이 일본에 전했다는 게 정설이다. 일본 ‘고사기’(古史記)에는 백제의 인번이라는 인물이 응신일왕(270~312년)때 미주를 빚는 기술을 전파해 그를 주신으로 모셨다고 전한다. 미주는 청주의 전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주 음용 온도는 맥주나 와인에 비해 폭넓은 범위를 가지고 있어, 5∼55℃까지 그 음용 범위가 다양하며, 차게 해서 마시는 ‘냉청주’와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는 ‘온청주’로 구분된다. 음용 온도 범위는 보통 5∼10℃ 저온, 10∼20℃ 상온, 30∼60℃ 고온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청주의 유형에 따라 온도 차이가 있으며 맛과 향이 온도 변화에 의해 다양하다는 설명.


특히 청주는 감(甘), 산(酸), 신(辛), 삽(澁), 고(苦)의 다섯 가지 특유의 맛을 지니고 있는데, 보통 청주의 이 맛은 뜨겁게 데웠을 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비해, 냉청주는 차갑게 해도 이 다섯 가지의 맛이 난다.


흔히 마시는 소주와 비교해볼 때 소주의 원료는 주정 알코올이 90%로, 이 주정은 고구마 등으로부터 추출하고 있는데 반해, 청주의 원료는 쌀이다. 또 소주는 알코올 90%에 여러 첨가물을 포함한 물을 섞어 알코올을 25%로 희석하지만, 청주의 경우 쌀을 깎은 후 여러 가지 맛을 더하고 잡스런 맛을 빼내는 과정과 두 차례 발효를 거친다. 이처럼 만들기도 까다롭기 때문에 청주는 소주에 비해 값도 다소 비싸다.


국내의 대표적인 청주에는 국내 제사주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두산주류의 백화수복 및 설화를 비롯해, 국순당의 ‘국순당 차례주’, 배상면주가의 ‘차례술’ 등이 있다.


그렇다면 제사상에서 청주를 마시는 방법은 어떨까. 제례의식을 거행하기 위해 반(밥), 갱(국), 편(떡), 탕, 전, 적(구이), 숙채(나물), 과일, 포 등의 제수와 청주를 준비한다. 제례의식은 대문을 열어놓고, 향을 피우는 것으로 시작하며, 잔에 따른 술을 향불 위에서 3번 돌린 후 그릇에 따라버린다.


이때 향을 피우는 것은 하늘에 계신 신에게 알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술을 따르는 것은 땅 아래에 계신 신에게 알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가끔씩 맞게 되는 명절인 만큼 요즘은 제사상 차리는 방법도 그다지 익숙지 않게 마련이다. 제사상은 어떻게 차리면 될까.


제사상차림의 기준위치는 지방(신위)이 있는 쪽이 북쪽이다.


신위의 오른쪽은 동쪽, 신위의 왼쪽은 서쪽에 위치시키고,. 남자조상은 서쪽(왼쪽) 여자조상은 동쪽(오른쪽)으로 한다. (남좌여우(男左女右)) 즉, 남자조상의 신위(지방), 밥, 국, 술잔은 왼쪽에 놓고 여자조상은 오른쪽에 놓는다.


조상의 제사는 배우자가 있을 경우 함께 모시며 합설(合設) 밥, 국, 술잔은 따로 놓고 나머지 제수는 공통으로 한다. 밥은 서쪽(왼쪽) 국은 동쪽(오른쪽)에 위치하며 반서갱동(飯西羹東) 즉, 산 사람의 상차림과 반대로 하고, 수저는 중앙에 위치한다.


고기는 서쪽(왼쪽) 생선은 동쪽(오른쪽)에 위치한다(어동육서(魚東肉西)). 꼬리는 서쪽(왼쪽) 머리는 동쪽(오른쪽)에 위치한다(두동미서(頭東尾西)). 적은 중앙에 위치한다(적전중앙(炙奠中央)). 적은 옛날에는 술을 올릴 때마다 즉석에서 구워 올리던 제수의 중심음식 이었으나 지금은 다른 제수와 마찬가지로 미리 구워 제상의 한가운데 놓는다.


탕은 3열에 위치한다. 신위를 기준으로 1열은 밥과국, 2열은 적과전, 3열은 탕, 4열은 포와 나물, 5열은 과일 및 과자류 순으로 놓고, 나물은 서쪽(왼쪽) 김치는 동쪽(오른쪽)에 위치한다(생동숙서(生東熟西)).


포는 서쪽(왼쪽), 젓갈은 동쪽(오른쪽)에 위치하고(좌포우해(左脯右楷)), 밤, 대추, 감, 배의 순으로 놓는다(조율시이(棗栗枾梨)). 즉, 보통 진열의 왼쪽에서부터 대추·밤·감·배의 순서로 놓는다. 흰 과일 서쪽(왼쪽) 붉은 과일은 동쪽(오른쪽)에 놓는다(홍동백서(紅東白西)). 즉 예서에 따라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다.


박정규기자 뉴시스통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