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

구정은 일제가 만든 것, 설 또는 설날로 불러야

한부울 2008. 2. 7. 14:42
 

구정은 일제가 만든 것, 설 또는 설날로 불러야

[노컷뉴스] 2008년 02월 07일(목) 오전 08:56


2008년 2월 7일 (목) CBS 뉴스레이다 1부(FM98.1 MHz 매주 월~금 08:00~08:30 진행 : 김규완 노컷뉴스 부장)


(대담 - 신광섭 국립민속박물관장)설 연휴 기간 동안 각 박물관이나 고궁 등지에서는 더욱 풍성한 전통문화행사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국립민속박물관의 신광섭 관장님 모시고 설의 의미와 잊혀져 가고 있는 세시풍속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김규완 / 진행


먼저 청취자 여러분들께 설 덕담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 신광섭 국립민속박물관장


무자년 쥐띠 해를 맞이해서 청취자 여러분 가정에도 평안함을 기원하겠습니다. 쥐는 사실 우리 십이지 가운데 첫 번째 동물로서 영리함이나 다산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쥐띠에 태어나면 보통 평생 먹을 걱정 안 한다고 하잖아요. 청취자 여러분도 올 한 해 더욱 다복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김규완


우리 고유의 설 세시풍속이라고 할까요, 설의 의미도 되새길 수 있으면서 재미있는 놀이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신광섭


설에 가족들이 모여서 여러 가지 세시풍속을 합니다. 복조리 달기라든지 야광귀 쫓기, 청참 이거 참 생소한 용어들인데요. 복조리는 섣달 그믐날부터 새해 이른 아침에 대나무로 만드는 거죠. 요즘은 보기가 참 힘든데, 복조리를 사서 벽에 걸어두는 풍습, 이것은 뭐냐 하면, 조리라는 것은 뭐냐 하면 쌀에서 돌을 걸러내는 주방 도구거든요. 거기에 쌀이 소복소복 쌓이는 걸 보고, 복이 그렇게 소복소복 쌓였으면 좋겠다, 하는 의미가 있고요.

야광귀 쫓기라는 것은 설날 밤에, 야광이라는 귀신이 집에 방문을 합니다. 그래 가지고 신발을 신어 봐서 맞는 신발이 있으면 신고 가는데, 그 신발이 없어지는 주인공은 운이 좋지 않다, 이렇게 해 가지고 방 안에다가 모두 옮겨 놓습니다. 문 앞에다가 체를 걸어 놓는데, 체에 이제 구멍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야광이라는 귀신이 와서 체 구멍을 세 보다가 날이 새죠. 그러면 이제 도망갔다...

또 청참이라는 것은 새해 첫 새벽에 밖에 나가가지고, 맨 먼저 드는 사람 소리든 짐승소리든 그 소리를 듣고 그 해 길흉을 혼자 점쳐 보는 겁니다. 까치 소리를 들으면 좋다고 하고, 참새나 까마귀 소리를 들으며 안 좋다, 이런 재미있는 우리 민속의 놀이들이 있었습니다.


◇ 김규완


서울에서만 이런 세시풍속이 사라진 건가요? 아니면 농촌에서는 여전히 이런 풍경들을 볼 수 있는 겁니까?


◆ 신광섭


복조리 다는 것만 해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골 아주머니도 오셔서 골목 골목 다니면서 팔고 그랬는데, 요즘은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아직도 농촌에서는 복조리를 건다든지 신발을 아예 들어놓는다든지 체를 걸어 놓는다든지 아니면 새벽에 아침에 나가서 집 주위를 돌면서 청참을 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 김규완


도시에서는 아무래도 박물관에서 이런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요. 설 연휴 기간에도 민속박물관은 개관을 하죠?


◆ 신광섭


네, 저희들은 계속 문을 열고 있습니다.


◇ 김규완


어떤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습니까?


◆ 신광섭


체험 학습이라고 해서요, 만들기 체험을 많이 합니다. 짚풀로 복조리라든지 인형 만들기, 또 복을 부른다는 세화라고 하죠. 세화그리기, 복을 담는 한지 과반 만들기, 또 연을 만들어가지고 연을 띄운다든지 이런 행사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저희 또 로비 공간에 열두 띠, 자축인묘진사오미 있죠. 열두 띠를 그린 연을, 대형 연을 전시 해 놨고. 또 윷점을 본다든지, 승경도 놀이라든지 또는 대형 쥐문양 판에 소원이 적힌 종이를 끼워서 무자년의 기원을 담는 행사, 또 새해맞이 굿 공연이라든지 이런 게 많이 있습니다. 오실 수 있는 분들은 오시면, 자녀하고 함께 오면 아주 좋은 설이 될 것 같습니다.


◇ 김규완


한복을 입고 오면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고요?


◆ 신광섭


네, 그렇습니다. 원래 관람료는 일반 개인이 3,000원이고 청소년이 2,400원인데요. 이 관람료 가지고 박물관하고 경복궁 함께 다 볼 수 있습니다. 한복을 입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저희가 무료로 해드리고요. 특히 이번 설 하루 7일 당일 날은 돈을 안 받습니다. 무료로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


◇ 김규완


국립민속박물관의 관람객 가운데 특히 외국인들이 좀 많다고 하죠?


◆ 신광섭


네. 저희가 1년에 한 백만 명 정도 외국인이 오십니다. 전체 우리 박물관 관람객 가운데 한 반 정도가 외국인인데, 제가 생각해도 참 특별한 박물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분들을 위해서 설과 보름이 또 오지 않습니까. 외국인을 위한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2월 달만 해도 6번 이상의 외국인 대상 교육이 있습니다. 전통 탈 만들기, 생활 도자기 만들기, 또 한지로 필통 만들기 이런 다양한 행사를 외국인을 위해 펼치고 있습니다.


◇ 김규완


국립민속박물관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어떻습니까? 요즘 학생들은 수행평가다, 뭐다 해서 숙제처럼 하는 학생들도 있는 것 같은데요?


◆ 신광섭


저희들이 하고 있는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사실상 학교 교육과 연계된 프로그램입니다. 유럽에서 예를 보더라도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의 거의 3분의 2이상이 학교 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들입니다. 이런 추세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에서보다 현장감 있는 문화교육을 위해서 학생들을 박물관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박물관은 이런 체험학습을 통해서 우리 문화와 보다 친해질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겠습니다.


◇ 김규완


학교 교육에서 역사 과목이 많이 중요시되고 있는데요. 따라서 박물관의 위상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 신광섭


학교의 교육에서 역사 과목 중시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고, 또 그런 정체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박물관 아니겠습니까. 여기에서 옛날 것을 단순히 본다는 게 아니고 그러한 공유된 문화를 통해서 우리 하나 됨을 깨닫고, 그러면서 과거를 통해서 현재, 미래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하나의 산실, 요람이 박물관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규완


신광섭 박물관장님께서는 관장으로 취임하신 지 1년 반 정도 되셨죠?


◆ 신광섭


네.


◇ 김규완


체험 중심의 박물관으로 만들 것으로 약속을 하셨는데, 얼마나 이루셨다고 보십니까?


◆ 신광섭


저희 민속박물관이 전국 어느 박물관보다 체험 학습 프로그램이 제일 많습니다. 한 50여 개 프로그램이 1년에 3백회 이상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저희들이 전국에 있는 민속 관련 박물관의 으뜸으로서 여러 가지 역할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작년에 국립어린이 민속박물관이라는 직제를 저희가 확보를 했습니다. 어린이 민속박물관을 중심으로 해서 진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그런 우리의 민속 교육, 생활 교육, 문화 교육을 앞으로 해 나갈 계획입니다.


◇ 김규완


신광섭 관장께서 국립민속박물관을 용산공원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히셨는데요, 지금 이게 진행이 되고 있는 사안인가요?


◆ 신광섭


경복궁 안에 저희가 위치해 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여러 가지 이질적인 차이도 있고. 또 하나는 저희가 상당히 오래된 건물입니다. 사실은 박물관 활동하기가 상당히 미흡해서 이전이 불가피한데, 작년에 문화관광부에서는 용산을 전제로 한 이전 계획을 수립을 해서 지금 수행 중에 있습니다. 외국인이 백만 명이나 들어오는 이런 박물관에 제대로 된 우리 역사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분명히 이전을 해야 하는데, 장소가 외곽으로 나가면 외국 관광객들이 접근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접근성으로 인해서 용산을 염두에 뒀는데, 앞으로 관련 부처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를 해서 용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하겠습니다.


◇ 김규완


알겠습니다. 신광섭 국립민속박물관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신광섭 약력]

- 국립민속박물관장

- 전 국립전주박물관장

- 전 국립중앙박물관역사부장

- 전 부여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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