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흉노족, 1500년 만에 다시 등장

 

사라진 흉노족, 1500년 만에 다시 등장

 

                   전투중인 흉노족 (출처 : Larousse의 데이터베이스 안에 프랑스 역사)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 흉노족(匈奴族·훈족)이 1500여년 만에 다시 등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3일 흉노족 아틸라황의 후예라고 주장하는 헝가리인들이 자국 정부에 자신들을 흉노족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헝가리 전국선거위원회가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청원서 서명자가 법정 유효인원인 1000명을 넘었다고 선포했으며 헝가리 의회 인권위원회는 이 문제를 정식 의안으로 채택해 논의를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흉노족은 중국 한(漢)나라 때 몽골 고원에 살던 유목민으로 5세기 유럽 각국을 정복하고 로마제국을 쓰러뜨렸던 공포의 민족이었습니다.

특히 흉노족이 가장 강성했던 시절의 왕이었던 아틸라는 서기 445년 왕위에 오른 뒤 유럽 정복에 나서 북으로는 북해, 서로는 라인강, 남으로는 알프스산까지 강토를 넓혔던 `전쟁 군주`였습니다.

                                                           ▲ 아틸라 왕 

 

그러나 아틸라왕이 서기 453년 병으로 급서한 뒤 흉노족은 급격히 와해됐으며 이후 헝가리의 두 번째 정복 왕조인 마자르족 등과 피가 섞이면서 오늘날 민족의 흔적조차 사라져버렸습니다.

마자르족 역시 동양의 유목 민족으로 흉노족의 유럽 정복 노선을 다시 밟아 서기 896년 다뉴브 분지에 정착했으며 서기 1000년 봉건국가를 세웠습니다. 오늘날 헝가리의 역사 기원입니다.

수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헝가리에는 흉노족의 흔적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고 합니다. 우선 헝가리라는 명칭부터 `흉노족의 땅`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생김새도 유럽인들과 전혀 다릅니다. 헝가리 민요는 중국 산시(陝西), 간쑤(甘肅), 닝샤(寧夏)나 내몽골의 것과 곡조가 흡사하다고 합니다. 언어도 산시성 북부지방과 비슷하고 악기도 중국 악기 모양이 많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아틸라는 오늘날 헝가리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남자 이름이며 헝가리에는 흉노족을 주제로 한 공원도 있습니다. 흉노족 주제 공원에는 아틸라왕의 무덤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헝가리 정부에 흉노족으로 인정해달라고 청원서를 낸 사람들은 현재 자국 내에 거주하는 흉노족이 약 10만 명에 이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아틸라왕의 성’을 모형으로 만들고 있다. (사진 :로이터 제공)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이 `법정 소수민족`으로 지정을 받게되면 정부로부터 재정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청원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베이징 = 도깨비뉴스 리포터 북경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