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軍

"더 빨리, 정확히·SRI를 조준하라"

한부울 2007. 10. 25. 12:56
 

"더 빨리, 정확히·SRI를 조준하라"

[중앙일보] 2007년 10월 25일(목) 오전 05:54  


[중앙일보 최승식] 출렁거리는 물 위에 떠있는 고무보트에서 저격수 조상희 대원이 AW308 저격용 총으로 100m 앞에 놓인 직경 10㎝ 과녁을 겨누고 있다. 저격수가 과녁을 명중시키지 못하면 팀 기록에 벌점 30초가 추가된다. 단체전 5종목 가운데 상위권 입상을 노리는 장애물경기 중 ‘외줄 건너기’ 훈련. 김원식 순경(앞)과 대원들이 미국 올랜도 경기장과 비슷하게 설계된 서울 방배동 경찰특공대 장애물경기장에서 막바지 훈련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팀의 최고기록은 3분30초. 외줄 건너기, 담장 넘기, 물웅덩이 건너기 등 16개의 장애물을 가장 빨리 통과하는 팀이 우승한다.24일 서울 방배동 서울경찰특공대 훈련장. "탕!" 100m 앞 직경 10㎝ 과녁을 겨누고 있던 저격수의 AW308 총구가 불을 뿜었다. 가로 5m, 세로 4m 크기의 수조에서 출렁거리는 고무보트를 타고 있는 저격수는 조준경 속에서 아래 위로 사라지는 과녁을 예측해 방아쇠를 당겼다. 과녁이 쓰러지자 인질구출작전에 나선 4명의 경찰특공대원들이 철문을 뜯고 건물 안으로 뛰어들었다. 건물 안은 테러범 8명과 인질 2명의 인형이 세워져 있었다. 대원들의 글락17(9㎜) 권총이 동시에 발사되고 테러범 표적들만 정확하게 쓰러졌다. 쓰러진 표적을 넘어 대원들은 70㎏짜리 인질인형을 들쳐 업고 달려 나왔다.

"작전 완료." 교관의 초시계가 멈췄다. 2분57초. 가쁜 숨을 몰아쉬는 대원들 위로 교관의 호통이 떨어졌다.

"아직 멀었다. 더 빨리 뛰어라. 1초라도 더 줄여야 한다."

화학 오염 지역에 쓰러진 동료 경관을 구하는 ‘경찰관 구출’ 훈련 모습. 저격수의 엄호 아래 4명의 공격대원이 호수 건너편의 동료를 구출하는 작전이다. 4명의 팀원이 방독면을 쓰고 한강광나루 인근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날 훈련 중이던 5명의 경찰은 11월 4일부터 9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 경찰특공대 전술평가대회'(SWAT Round-Up International Competition.SRI) 에 참가할 대한민국 최정예 경찰특공대원들이다.

SRI는 인질 구출, 건물 내부 소탕, 경찰관 구출, 고층건물 침투, 장애물 경기 등 5종목의 단체경기와 수퍼 SWAT 경찰 등 개인경기가 치러지는 세계경찰특공대 올림픽이다.

경찰특공대원들이 고층건물 침투 훈련을 하고 있다. 대원들은 지상에서 3층 창문까지 그물망을 타고 올라간 후, 옥상에서 레펠로 하강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SRI 대회에 참가했던 한국경찰특공대의 종합성적은 미국. 독일. 스웨덴 등 9개국 69개 팀(미국은 주 단위로 출전) 중 42위였다. 그나마 개인 경기 '수퍼 SWAT 경찰' 종목에서 34명 중 2위를 차지해 겨우 체면을 지켰다. 저격수로 올해 대회에 참가하는 조종화(34) 경장은 "첫 출전한 지난해에는 대회정보가 전혀 없었다"며 "이번엔 기필코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글.사진=최승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