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로늄 210 중독…배후엔 푸틴?
[한겨레신문] 2006년 11월 26일(일) 오후 08:41
[한겨레] 방사능 물질 ‘폴로늄 210’ 중독. 23일 밤 영국에서 숨진 러시아 전 연방보안부(FSB) 대령 리트비넨코의 사망 원인이다. 영국 경찰청은 “이런 사건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폴로늄에 중독됐는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만큼 그의 죽음 뒤에 도사리고 있는 음습한 배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의혹의 중심은 FSB다. 폴로늄 210은 핵원자로 등에서만 나오고, 상당한 핵기술이 필요하다. 옛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는 1991년 연방정보부(FSK)로 바뀌었다. 이것이 95년 다시 조직이 바뀌면서 국내 정보업무를 맡게 된 것이 FSB다. 리트비넨코는 이 조직이 99년 300명의 목숨을 앗아간 모스크바 아파트 폭파 사건을 배후조정하고, 러시아 부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암살을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방사능 물질 뒤에 FSB ‘의혹의 눈초리’
확증은 없어…푸틴 “죽음을 정치 이용”
의심의 눈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까지 사정권에 넣고 있다. 그는 전직 KGB 출신 대령이자 FSB 책임자였다. 2000년 FSB의 예산을 대폭 증액시킨 것도 그였다. 그는 FSB 본부가 있는 루비안카에서 2000년 “지령 1, 권력 완전장악 완수”라고 농담을 할 정도였다. 그의 주위도 FSB 출신들로 넘쳐난다. 그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 역시 KGB 간부 출신이다. 크레물린궁 부비서실장 4명 가운데 2명이 전직 정보기관 출신이고, 이들은 러시아 최고 석유회사와 국적항공사를 경영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전직 KGB 간부가 거대 천연가스 회사 가즈프롬의 부회장에 임명됐다.
2004년 12월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 나선 빅토르 유셴코 후보가 다이옥신에 중독돼 얼굴 피부가 손상됐을 때도, 푸틴 대통령이 배후로 지목됐다. 그가 친서방 성향의 유센코 후보의 당선을 막으려 했고, 러시아 정보기관이 독살을 기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런 점 등 때문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리트비넨코 죽음에 푸틴 대통령이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끝까지 따라다닐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KGB에 관한 책을 쓴 언론인 예브게니야 알바츠는 “그들이 스스로를 무엇이라고 부르든, 오늘날 러시아는 KGB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FSB에 쏠린 눈길은 불신과 의혹투성이다. 하지만 의혹은 의혹일 뿐, 아직 FSB가 배후라는 확증은 없다. 오히려 푸틴 대통령은 24일 “불행하게도 그의 죽음이 정치 도발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럽연합(EU)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와 그 지도자의 명예를 더럽히려는 잘 짜여진 계획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에이피〉(AP) 통신 등도 러시아 정보기관이 의심받기 쉬운 폴로늄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자살설도 나오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은 “영국 경찰은 살인사건이 아니라 아직 ‘원인미상 죽음’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리트비넨코가 푸틴 대통령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자살했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스터리는 리트비넨코의 무덤까지 따라가고 있다.
김순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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