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中, "압록강 하구 삼각주에 석유 매장"

한부울 2007. 10. 4. 14:40
 

中, "압록강 하구 삼각주에 석유 매장"

[연합뉴스] 2007년 10월 04일(목) 오전 09:00

랴오닝성 '해양공능구획' 문건에 명시
북ㆍ중 원유공동개발 구역에 포함된 듯


(서울=연합뉴스) 이돈관 편집위원 = 북한과 중국의 자연국경인 압록강은 백두산에서 발원해 서남쪽으로 800여㎞를 흐른 다음 황해로 들어가는, 한반도에서 가장 긴 강이다. 유역면적만 해도 북한과 중국을 합쳐 6만3천여㎢에 이른다.
압록강은 하류로 내려가면서 다지도, 위화도, 유초도, 황금평 등 수많은 섬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북한과 중국의 영토가 압록강을 벗어나 황해와 만나게 되는 압록강 하구에는 몇 년 전부터 북한의 경제특구 개발설이 나돌고 있는 비단섬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비단섬을 포함하는 압록강 하구의 삼각주지역이 중국에 의해 유력한 석유매장 가능구역으로 공식 지정돼 2005년 12월 북한과 중국 정부가 체결한 해상원유 공동개발 협정과 관련,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과 중국은 평남 신의주 남쪽인 다사리와 랴오닝성 둥강(東港)시 다둥(大東)항을 잇는 직선을 압록강과 황해를 구분하는 '강해(江海)분계선'으로, 동경 124도10분6초를 양국의 영해 경계선으로 삼고 있다. 강해분계선은 북한령인 비단섬의 아래 부분을 통과한다.
연합뉴스가 최근 입수한 '랴오닝(遼寧) 해양공능구획(海洋功能區劃)'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랴오닝성은 중앙정부의 방침을 근거로 관내 해양구역을 기능별로 구분하면서 압록강 하구 삼각주를 석유탐사 ' 예류구(預留區)'로 지정했다.
'예류구'란 그 기능을 확정하기는 했지만 아직 개발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구역이나, 조사를 통해 매장자원을 이미 확인했으나 국가 차원의 계획에 따른 개발준비를 아직 하지 못해 자원비축구역으로 삼고 있는 구역을 일컫는다.
이는 중국이 조사를 통해 압록강 하구 일대에 석유가 매장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 향후 본격적인 탐사에 들어가겠지만 아직 중앙정부 차원의 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당분간은 자원비축을 위해 탐사를 미뤄두기로 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고 있다.
오래된 얘기지만, 1990년대에 이른바 '마이크로렙톤(Microlepton) 방식'으로 북한 지역에서 석유탐사를 한 것으로 알려진 재미 물리학자 박부섭 박사는 북한의 서한만분지, 안주분지, 동한만분지 외에 압록강 하구와 가까운 신의주 일대에도 석유가 매장돼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랴오닝 해양공능구획'은 "지금까지 확보한 자료로 보아 압록강 하구 삼각주 일대 해역에 위치한 석유탐사 예류구에 석유자원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랴오닝성 지질탐사대가 1996년 북한령인 비단섬 대안에 2개의 시추공을 뚫어 석고와 석유계 역청, 지랍(地蠟)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문건은 유산나트륨과 석고 광층(鑛層) 아래에 석유가 매장돼 있는 사례가 흔히 있다는, 중국의 저명한 지질학자 리쓰광(李四光)의 석유광 형성이론을 근거로 "석유계 역청과 지랍은 석유 탐사의 중요한 지표 광물"이라고 주장했다.
문건은 또 국내외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기초조사와 관련 자료 열람, 첨단기술 장비 등을 동원해 분석한 결과 압록강 하구에서 석유가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시추공의 위치는 압록강 서수로(西水路)를 사이에 두고 비단섬과 마주보고 있는 둥강시 첸양(前陽)진 다타이쯔(大臺子)이며, 그 깊이는 각각 386m와 500m였다. 중국은 모래와 흙의 퇴적으로 그동안 수로의 기능을 잃고 있던 서수로에 대해 최근 준설작업을 개시했다.
북한과 중국은 2005년 12월 로두철 부총리와 쩡페이옌(曾培炎) 부총리의 서명으로 다목적용 '조. 중 정부간 해상 원유 공동개발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협정의 내용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그 대상구역으로 양국이 각각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 중첩해역의 서한만분지(중국측 북황해분지)를 첫손가락에 꼽고 있다. 그러나 압록강 하구 역시 양국 국경에 걸쳐 있기 때문에 공동개발 대상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 탐사회사들은 1977년부터 1997년까지 서한만분지의 16곳에 시추정을 뚫어 그 중 호주 메리디언(Meridian)사는 북한 서해안으로부터 130㎞ 떨어진 610호 시추정, 606호 시추정, 405호 시추정에서 하루에 각각 60t(약 440배럴), 31t(약230배럴), 60t의 석유를 시험생산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