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없고 악당만 있는 한국 전쟁” 美 작가 할버스탐 유작 화제
[뉴시스] 2007년 09월 23일(일) 오후 01:00
[뉴욕=뉴시스]‘영웅은 없고 악당만 있다.’
한국 전쟁의 이면을 신랄하게 비판한 책이 전직 기자겸 작가의 유작으로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책은 생전에 20여권의 저서를 출간한 저명한 언론인 데이비드 할버스탐의 ‘가장 추웠던 겨울(The Coldest Winter)’.
할버스탐은 지난 4월 책을 탈고한 직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최근 발행된 이 책의 서평을 22일(현지시간) 주말섹션 1면과 6면에 걸쳐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한국전쟁을 ‘영웅은 없고 악당만 남은 역사가 버린 전쟁’으로 규정하고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불리는 맥아더 장군을 북한의 김일성과 중국의 마오쩌뚱, 옛 소련의 스탈린과 함께 악당으로 분류, 충격을 주고 있다.
저자는 맥아더 장군을 ‘오만한 아시아의 총독’으로 내려 깎으며 치명적인 전술적 오판으로 전쟁을 확대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할버스탐은 당시 아시아 안보 경계선에 대한 미국의 모호한 정의가 북한의 남침을 촉발했고 남한을 즉각 지원에 나섰으나 북한의 군사력을 과소평가한 반면 미국의 군사력은 과대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맥아더 장군은 그해 9월 28일 인천상륙작전으로 전황을 반전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중국의 국경까지 밀고 올라감으로써 50여만명의 인민해방군이 한반도에 투입되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맥아더 장군은 “우리 사병들이 크리스마스를 미국에서 즐기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며 북진을 밀어붙였으나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쟁이 확대되면서 결과적으로 3만명의 미군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한국군과 중공군이 휴전이 될 때까지 희생돼야 했다고 할버스탐은 강조했다.
저자는 한국전 당시 미국의 정가에선 트루먼 대통령과 애치슨 국무장관의 능력과 역할에 대한 공화당의 거센 공격이 이어진 ‘비열한 계절’이었다면서 맥아더의 북진은 공산화한 중국을 찾기 위한 공화당의 정치적 열망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2차 대전 후 중국의 상실은 공화당이 하나의 희생양을 찾는 구실을 주었고 맥아더를 포함한 보수 인사들은 한국전에서 중공군에 타격을 가함으로써 부패하고 무능한 장제스 국민당 정권이 중국 대륙을 수복을 할 수 있도록 도우려 했다는 것이다. 결국 중공군의 개입은 맥아더와 공화당의 보수파에게 중국을 가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열망은 이듬해 4월 투르먼 대통령이 콧대 높고 도전적인 맥아더 장군을 해임하고 리지웨이 장군에게 전권을 맡김으로써 수포로 돌아갔다.
영웅으로서 환영받으며 고향으로 돌아간 맥아더 장군은 트루먼에 맞설 유력한 대선 후보로 워싱턴 정가의 요청을 받았지만 그때마다 거절했다고 저자는 소개했다.
WSJ는 700쪽이 넘는 이 책에 북한의 김일성과 남한의 이승만 대통령외에는 한 명의 한국인도 등장하지 않으며 미군에 준하는 용기 있는 한국군에 관한 소개도 전혀 없다면서 저자의 생략은 다소 의외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국전이 수많은 사상자를 낳고 소득 없는 전쟁으로 끝났지만 미국의 도움을 받은 남한은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정치적 자유화를 이룬 성공적인 모델로 역사의 비관주의와 냉소주의를 반전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의 성공모델이 20년 후 베트남 전쟁과 오늘의 이라크전쟁에서 하나의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창현특파원
'반역변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끝나지 않은 이광수의 친일행적 논란 (0) | 2007.10.02 |
---|---|
한국어, 최초로 국제기구 공식 언어로 (0) | 2007.09.28 |
워싱턴은 극동사령부 G2의 남침경고를 묵살했다 (0) | 2007.09.23 |
두바이는 초현대‧초고층 빌딩의 집합소(삼성건설 동영상) (0) | 2007.09.15 |
'친일파' 민영휘 후손, 증여세 불복 소송 (0) | 2007.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