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부

중국 '100조원 보물선' 내달 인양

한부울 2007. 9. 6. 17:15
 

중국 '100조원 보물선' 내달 인양

[중앙일보] 2007년 09월 06일(목) 오전 05:18


[홍주희] 약 840년 전 중국과 서역을 잇는 바닷길(해상 실크로드)을 항해하다 광둥(廣東)성 연안에 침몰한 남송(南宋) 시대(1127~1279년) 무역선이 다음 달 인양된다.

'난하이(南海) 1호'로 불리는 이 배는 지금까지 발견된 중국의 고대 선박 중 가장 크고 보존상태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문화적 가치가 시안(西安)의 진시황 병마용갱에 못지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자기와 금괴, 칠기 등 선박에 실린 유물이 모두 국보급이라 값을 매기기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최소 1000억 달러(약 93조원)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골동품 박람회에서는 송나라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백자 항아리 1점이 2000만 달러(약 187억원)에 팔린 것을 감안한 추정이다.

중국 신화통신은 5일 인양팀이 '난하이(南海) 1호'의 선체 바닥에 철제빔을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인양 작업을 지휘하는 왕런이(王仁義)는 "지금 속도라면 한 달 안에 34개의 나머지 빔을 모두 설치해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15m 길이의 철제 빔은 속이 비어 부력이 있다"며 "각각의 빔에 부력 주머니를 매달아 선체를 바다 위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 배를 손상 없이 인양하기 위해 3년의 연구를 통해 통째로 배를 띄워 올리는 방식을 고안했다.

'난하이 1호'는 길이 30m, 폭 10m의 목선으로 인도. 스리랑카를 향해 해상 실크로드를 항해하던 중 광둥성 양장(陽江)시 앞바다에 침몰했다. 1987년 광둥성과 영국 해양탐사공사가 19세기, 인근에서 침몰한 동인도회사의 선박을 수색하다 우연히 발견했다.

발견 당시에는 자금과 기술이 부족해 건져 올리지 못했다. 중국은 2002년 선박 내부의 창고에서 유물 6000여 점을 인양했으며 올해 5월 본격적인 선체 인양 작업을 시작했다. 6만~8만 점이 넘는 유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선박이 똑바로 가라앉은 데다 2m가 넘는 진흙층이 선박을 덮고 있어 유물 보존 상태도 완벽할 것으로 짐작된다.

홍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