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 보유를 통해 대양해군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해군
2007-06-20 18:36
2006년 중국 국방백서도 정확한 정보를 제시하지 않아 불확실하긴 하지만 중국해군은 요동반도에서 베트남 국경에 이르는 해역을 셋으로 나누어 945척의 함정을 보유한 동해함대, 768척의 함정을 보유한 남해함대, 926척의 함정을 보유한 북해함대 등 3개함대로 편성된 25만 명 규모(28000명의 해안경비대 포함)로서 육군과 공군에 비해 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잡동사니 소형선박들의 집합체라고는 하나 2600여 척에 이르는 각종 함정의 총규모가 150만 톤을 넘고 있다.
얼마 전 노후화된 고물선박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했다고는 하나 그 수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밝혀진바 없다. 성능은 둘째 치고 상기한 대로 노후선박 정리 이전의 수량과 톤수만 놓고 기준을 삼을 경우 이는 세계 3위로서 프랑스의 2배, 일본의 약 3배 수준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21세기에는 바다를 장악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 한다’는 명제 아래 인도양 - 말라카해협 - 남지나해와 동지나해로 이어지는 전략적 방어선을 설정하고 연안방어에서 원양방어로 전환했으며, 그 일환으로 이지스함과 항공모함 보유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3년 4월 중국은 신형 이지스함 ‘강남’의 진수식을 열었다. 강남함은 미국 이지스체계의 핵심인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와 거의 비슷한 성능의 자체 제작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으며 1000Km 이내의 항공기와 미사일 등 대공표적을 최대 900개까지 탐지할 수 있고 보유한 대공미사일로 17개의 비행 목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 일본,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노르웨이, 스웨덴, 한국 등과 함께 이지스함 보유국이 되었다.
그럼에도 다수의 중국인들은 이지스함 보유에 만족하지 않고 항공모함 보유를 통한 대양해군 육성을 지난 100년 동안의 수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보고 비록 수 세대가 걸리더라도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야심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2006년 12월 후진타오 주석은 “해양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강력한 해군을 건설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해군에 지시했다.
중국은 류화칭 해군사령관 재임 시기인 1982년 항공모함 보유를 위해 해군 상해연구소에서 항모개발연구를 시작했다. 1985년에는 호주의 퇴역 항모 멜버른호를 도입, 선체를 해체한 다음 설계 및 건조기술연구에 착수한 바 있으며, 1992~1996년 사이에는 우크라이나·러시아·스페인·프랑스 등으로부터도 퇴역 항모도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처럼 항모개발을 적극 추진하다 척당 25억 달러가 넘는 건조비용과 천문학적인 운영비 등으로 사정이 여의치 않자 러시아로부터 킬로급 잠수함과 미사일 장착 소브레메니급 구축함을 도입하였다. 이와 동시에 잠수함을 중심으로 하는 억제전술로 전환하는 듯하더니 1999년에는 러시아의 수호이-33과 중국의 섬(殲)-10 등 함재기 30여 대를 실을 수 있는 표준 배수량 48000t급, 만재 배수량 64000t의 비핵동력 중형 항공모함을 2010년까지 건조하겠다는 일명 891사업(또는 085공정)에 착수한다.
현재 이 사업에 따라 중국에선 30만 톤급 유조선 건조능력을 갖추고 있는 국영 방위산업체인 중국선박집단공사 상하이 장난조선소의 자체 설계와 건조 책임 하에 빠르면 2008년 항공모함 9935호를 취역시킬 예정이다.
그러나 중국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빠르면 2016년 늦어도 2020년까지는 2척의 항공모함을 더 건조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구소련의 미완성 핵 동력 항공모함인 울리야놉스크호의 설계도면을 비밀리에 구매해 표준배수량 93000t급 초대형 핵동력 항공모함 건조계획인 089공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중국정부는 처음에는 부인하거나 “추진할 수 있을 것” 같은 애매한 태도를 표명해 왔지만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 중인 국방과학공업기술위원회 장운천(張雲川) 주임(장관급)이 “자체기술로 항공모함을 제작하고 있으며 현재 건조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2010년까지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2007년 3월 6일자 홍콩의 문회보(文匯報)에 보도됨으로써 중국이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있음이 공식 확인됐다.
이보다 앞선 2006년 10월 25일 중국 국가우주국장 겸 국방과학공업위원회 손래연(孫來燕)부주임은 중국 정부망을 이용한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중국은 300만㎢의 해역을 가진 해양대국으로서 전체적인 조선공업의 발전에 따라 점차 항공모함건조능력을 갖추어 나갈 것”이라고 항모건조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밝혔다. 또 비슷한 시기에도 한 국제 중화권인터넷매체는 중국은 이미 항공모함부대를 창설했으며 남중국해 해남도 남부 삼아시(三亞市)의 해군기지 안에 항모기지를 짓고 있고 현재 기초공사가 마무리된 상태라고 상세히 보도한 적이 있다.
중국은 1985년 흑해 연안 우크라이나의 니콜라예프 조선소에서 70%까지 건조됐으나 소련해체로 인해 1998년 2000천만 달러로 중국에 판매된 길이 300m, 배수량 67,500톤에 러시아제 수호이-27 전투기 12대와 헬기 20여대를 적재하고 1500Km의 작전반경을 가지고 있는 항공모함 바랴크호를 2002년부터 대련조선소에서 선체보수 중에 있다. 중국은 바랴크호의 보수작업을 통해 향후 자체적으로 항공모함을 건조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고, 나아가 훈련용으로 사용하거나 완전운항이 가능한 상태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00년 5월에는 구소련 퇴역 항모 키예프호를, 동년 9월에는 민스크호를 구입, 기술습득을 도모한 바 있으며 현재는 해상 군사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대형항모 12척 보유, 항공기 60대 이상 탑재, 작전반경 1000Km), 러시아와 프랑스(중형항모 각각 1척씩 보유, 항공기 40대 탑재, 작전반경 500~700Km), 영국(경형항모 3척 보유, 헬리콥터와 수직단거리이착륙기 탑재, 근해작전에 투입가능), 인도(경형항모 2척 보유), 이탈리아·스페인·브라질·태국(경형항모 각각 1척씩 보유) 그리고 해리어나 F-35B 같이 부상엔진을 장착한 수직이착륙기를 보유 시 경형 항공모함으로 전용이 가능한 13000톤급 대형 상륙함(독도함)을 보유한 한국(한국은 2010년까지 1척의 대형 상륙함 추가건조를 목표로 하고 있음), 역시 톤수와 설계 및 성능 면에서 항공모함으로 개조가 가능한 수송상륙함(오오스미 大隅)와 대형 보급선(오미 近江)를 보유한 일본(일본은 배수량 13500톤급 헬리콥터 탑재 항모를 건조 중이며 2015년까지 준항모 7척을 보유할 예정) 등 세계 11개국과 함께 12번째로 항공모함 보유국 대열에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완전한 항공모함 보유국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은 사실상 10번째 항모 보유국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당장 항공모함 보유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 항공모함을 실전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3~4년 더 기다려야 한다. 항공모함에 대한 수중·해상·공중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대잠함·대잠헬기·순양함 등 호위함대군을 편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0년에 첫 실전 배치할 항공모함에 러시아제 최신형 수호이-33 전투기 50대를 탑재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러시아와 전투기 가격을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항모 보유와 함께 중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전략폭격기 등 3각 전략 핵전력체제의 하나인 잠수함 분야에서도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전략핵잠수함(SSBN)을 보유한 아시아 최대의 잠수함 강국이다.
중국은 1954년 잠수함대대를 창설하고 소련에서 구형 잠수함 2척을 구입한 이래, 1957년 조립생산 단계에서 1969년엔 핵잠수함건조와 함께 100% 국산화 단계를 거쳐 이제는 세계적인 잠수함강국으로 부상하였다. 이렇게 볼 때 중국 군사력증강의 가장 불안한 측면은 해군력 증강과 현대화이며 그 핵심은 잠수함 전력의 확충이다.
잠수함은 수중에 숨어있는 자객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며, 비대칭 공세전력으로서 약소국 해군이 수적, 질적으로 우세한 강대국 해군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무기체계다. 특히 전쟁억제 및 보복, 해상교통로 보호 및 파괴, 정찰 및 감시 같은 전략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며 생존성이 높은 무기체계이기도 하다. 또한 적의 위력권 하에서도 행동이 가능하고 항공우세와 해상우세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적에게 공격할 수 있는 은밀성과 공격력을 보유한 위력적인 무기체계다.
현재 중국은 6척의 핵추진 잠수함과 64척의 재래식 잠수함 등 1000t급 이상 잠수함을 70척이나 보유하고 있다. 이는 수적인 면에서 볼 때 74척을 보유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특히 2002년에는 순항미사일을 장착한 최신형 공격용 핵잠수함 Type 093급을 진수했다. 늦어도 2010년까지는 사정거리 8000~14000Km의 거랑(巨浪)-2 ICBM 12기를 장착한 094형 진(晋)급 차세대 전략 핵잠수함 5척을 포함한 20여 척의 잠수함을 더 건조하여 잠수함전력을 최소한 85척까지 증강할 예정이다.
중국은 최근 세계 최초로 해저 7000m까지 탐사할 수 있는 유인 심해잠수정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인 심해잠수정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일본, 프랑스, 러시아 등 4개국뿐이며 최대 잠수 깊이도 6500m에 그치고 있다.
중국해군은 1980년부터 근해해상교통로 보호와 재래식무기 혁신을 마무리하고 2001년부터는 항모전투단 창설과 해·공군 및 우주군 위주의 현대화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 2050년까지는 원양함대건설과 마비전 능력 보유를 완료할 계획이다.
오마이뉴스 신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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