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항저우 1794km 중국 대운하 복원한다
[중앙일보] 2007년 06월 22일(금) 오전 04:13
[중앙일보 유철종] 중국이 1400년 역사의 동부 지역 대운하 복원 사업에 발벗고 나섰다고 인터내셔널 해럴드트리뷴(IHT)이 21일 보도했다. 수도 베이징(北京)과 남부 항저우(杭州)를 잇는 1794㎞ 길이의 대규모 수로를 단계적으로 복원하고 운송 인프라를 재정비하는 프로젝트다. 수(隋) 양제 때 만들어져 명나라 때까지 화물과 사람을 실어 날랐던 운하는 19세기 말 쇠약해진 청나라가 운하의 준설과 보수를 소홀히 하면서 제 기능을 상실하기 시작해 현재는 상당 구간이 폐쇄된 상태다.
대운하 살리기에 나선 주체는 운하의 남부 종착지에 해당하는 항저우시다. 시 정부는 2001년부터 2억5000만 달러(약 2300억원)를 투자해 시로 연결되는 39㎞ 구간의 운하 복구와 수질 개선 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이 사업에 모두 25억 달러를 쏟아 부을 계획이다.
항저우시의 노력은 운하 주변 지역을 몰라보게 바꾸어 놓았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인근 지역의 섬유.석유화학 공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폐수로 물이 썩어 운하 근처에만 가도 악취가 풍겼지만 지금은 물고기가 살 정도로 수질이 좋아졌다. 운하를 따라 수상 택시가 달리고, 주변엔 공원과 고가의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섰다.
항저우시는 복구 사업에 그치지 않고 대운하를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시키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 계획이 성공하면 대운하가 만리장성. 자금성(紫禁城).천단(天壇) 등과 함께 중국의 주요 관광명소로 부상할 것이란 계산에서다.
항저우시의 성공 사례에 자극받아 대운하 주변의 다른 지역들도 운하 복구 사업에 동참할 태세다. 산둥(山東).장쑤(江蘇).저장(浙江) 성 등이 운하의 수송능력을 현재보다 40% 이상 늘린다는 목표 아래 2010년까지 2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현재 베이징에서 산둥성 지닝(濟寧)까지의 구간은 항행이 불가능하지만 나머지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닝~항저우 구간은 교통량이 넘쳐난다. 올 3월 중국 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운하를 통해 연 10만 대가 넘는 배가 2억6000만t에 달하는 석탄과 건설 자재 등을 실어 나르고 있다. 베이징~상하이 간 철도가 운송하는 화물의 세 배에 달하는 양이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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