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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몰고 오는 韓·中·日 ‘스텔스 삼국지’

한부울 2007. 6. 23. 21:09
 

먹구름 몰고 오는 韓·中·日 ‘스텔스 삼국지’

[경향신문] 2007년 05월 29일(화) 오전 01:47


上. ‘5세대’ 맞은 주력전투기

동북아 하늘이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는 첨단 전투기의 세대교체로 이미 예고된 바 있다. 미국이 2005년 말 강력한 스텔스 기능을 갖춘 최신예 F22(랩터)를 실전 배치, 첨단 전투기의 5세대 시대는 본격 개막됐다. 그런 만큼 세계 군비의 65%가 지출되는 동북아에서 스텔스 바람이 비켜갈 리 만무하다.

동북아 5세대 전투기 경쟁의 중심에는 아이로니컬하게도 미국이 있다. 현존하는 제5세대 전투기는 단 두 기종뿐이다. 하나는 제3세대 스텔스 기술을 적용해 실용화된 F22이며 또 하나는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간 F35 라이트닝Ⅱ로 모두 미국산이다.

그런 만큼 한국과 일본이 F22나 F35를 수입하게 되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미국 호주머니로 들어가게 된다. 사실 동북아 ‘스텔스 전쟁’의 기폭제가 된 것도 일본이 미국에 전파흡수구조(RAS)를 지닌 F22 판매를 요청하면서부터다.

일본이 적의 레이더 스크린에 나타나는 반사면적(RCS)이 무당벌레 크기에 불과한 F22를 확보할 경우 동북아 지역에 힘의 불균형이 불가피해진다. 전경만 한국국방연구원(KIDA) 부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동북아 군비동향과 우리의 대응’ 세미나에서 “동북아 공군력 균형에 불안정이 발생한다면 미국의 아·태지역 공군력 활동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꾸로 미국은 5세대 전투기의 판매 전략을 통해 힘의 균형 유지가 가능하다.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의 ‘원심력’을 벗어나기 위해 스텔스급 전투기 개발에 적극 나섰다.

중국은 F22를 염두에 두고 첨단 전투기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 ‘젠 13’과 ‘젠 14’로 이름 붙여진 기종이 현재 중국의 선양과 청두 항공사에서 2015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중국은 이들 기종을 개발하면서 러시아가 추진 중인 5세대 첨단 전투기 개발계획인 ‘미코얀 프로젝트 1.44’(일명 미그 35 개발계획)를 참고하고 있다는 것이 미 정보당국 분석이다.

러시아는 미코얀 프로젝트 1.44와 함께 스텔스 기능이 탁월한 SU47을 개발 중이다. 2012년쯤 최초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SU47은 구소련 때부터 개발돼 온 기종이다. 기체에 특수도료를 칠하고 양 날개가 앞쪽으로 휘어진 전진익으로 설계돼 탁월한 항속능력과 기동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도 지난 2월 성능이 뛰어난 젠 13, 젠 14가 계획대로 개발될 경우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 공군 역시 비상이 걸렸다. 2012년 이후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기에 이르렀다. F15K가 미 공군의 F15C나 F15J에는 없는 300㎞급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슬램 ER’를 장착하고 있으나 5세대 전투기에는 열세이기 때문이다.

스텔스 전투기가 동북아 하늘에 몰고 온 ‘먹구름’은 동북아 국가들 사이의 서로 주거니 받거니 식의 ‘나선형’ 군비경쟁 탓이 크다. 이와 관련, 전부원장은 “군비 경쟁은 사실상 경제력과 기술력의 경쟁’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대국인 일본과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의 공공연한 군비경쟁 사이에서 한국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일본이 구매를 추진하고 있는 F22는 기동성뿐만 아니라 정보수집 및 정찰 능력에서도 ‘작은 조기경보기’로 불릴 만큼 세계 최고지만 대당 가격만 2억2000만~2억5000만달러다. 100대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한 해 국방비와 맞먹는 220억~250억달러가 필요하다. F22의 등장으로 F117(나이트 호크) 6대는 지난 3월 ‘전투기 무덤’으로 불리는 미 네바다주의 토노파 실험장으로 사라졌다.

1982년 미 공군에 첫 인도됐던 F117은 모두 퇴역하고 그 역할을 F22가 대체하게 된다.


박성진기자


-스텔스- 

레이더, 적외선 탐지기, 음향탐지기 및 육안에 의한 탐지까지를 포함한 모든 탐지 기능에 대항하는 은폐기술을 가리킨다. 적의 눈에 띄지 않고 원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로 주로 항공기나 함정에 적용되고 있다. 스텔스 기술로 만든 항공기나 함정의 전파흡수제로는 페라이트 등이 쓰이는데, 도료로 만들어 표면에 칠해 적의 레이더파를 흡수하게 한다. F117은 스텔스 시대를 연 항공기로 F117, B2, F2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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