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록히드마틴 F-35 생산현장 가보니

 

美 록히드마틴 F-35 생산현장 가보니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위치한 미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의 전투기 생산 공장.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stealth) 기능을 갖춰 F-22와 함께 '5세대 전투기'라 불리는 F-35 전투기가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공장에서 수백 ｍ 떨어진 회사 입구부터 자동소총을 어깨에 멘 경비원들이 삼엄한 검문을 벌이고 있다.

입구를 지나자 89만평에 달하는 공장 단지가 끝없이 눈앞에 펼쳐진다.

공장 오른편 활주로에는 테스트용 비행기들이 착륙과 이륙을 반복하는 '터치 앤드 고(touch and go)' 훈련을 하고 있다.

전투기 생산공장 안으로 들어가자 마치 거대한 지하세계에 온 느낌이다.

록히드 마틴 관계자는 "공장 길이만 1.1마일(약 1.7㎞)이 넘지만 전투기 공정이 공장 내부에서 물 흐르듯이 이어지도록 단 한 개 기둥도 없는 구조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무(無)기둥 건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공장 내부는 마치 전자제품 조립라인을 보는 듯 조용하고 깨끗했다.

조립 방식은 기체 몸통을 한곳에 두고 날개와 각종 전자부품을 갖다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공정 별로 기체를 이동시키며 조립하는 자동차 생산 방식과 흡사하다.

록히드마틴의 데이비드 주월 홍보 담당자는 "90년대 초반부터 도요타자동차의 공정별 생산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자재ㆍ인력ㆍ설비 운영에도 자동차 회사들의 생산혁신 프로그램이 대폭 도입됐다"고 밝혔다.

F-35의 경우 주요 부위별로 모듈화가 이뤄져 생산 시간과 비용이 20%가량 절감됐다는 평가다.

스텔스 비행을 위한 지원 시간도 F-117이 1시간 스텔스 비행에 50시간의 지원이 필요했던 반면 F-35는 30분으로 단축됐다.

현재 포트워스 공장 생산라인은 F-16과 F-35를 각각 하루 한 대꼴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포트워스 공장 활주로에서는 때마침 F-35 첫 시험 제작기(AA-1)의 13번째 시험 비행이 실시됐다.

3만피트 상공에서 엔진과 시스템 전체 작동을 점검하고 초음속 비행 성능 등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다.

스텔스 기능과 다양한 임무수행 능력을 갖춰 '제5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F-35 전투기 시험 비행이 국내 언론에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가아앙~' 굉음을 내며 엔진 출력을 높이던 F-35 첫 시험 제작기(AA-1)가 서서히 격납고를 빠져나와 활주로로 향했다.

이륙 신호를 기다리길 5분여,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을 내며 활주로를 질주하던 F-35는 눈 깜짝할 새 튕겨져 나가듯 하늘로 솟구쳤다.

그 뒤를 이어 F-18과 F-16이 편대 비행을 위해 1~2분 간격으로 발진했다.

시험비행을 맡은 테스트 파일럿 존 비슬리 씨는 "F-35는 낮은 속력에서 기동성이 뛰어나고 비행중 기수를 높이고 속도를 줄여 고의로 조종기능을 상실시키는 고영각 테스트에서도 우수한 능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1981년 F-117 첫 비행을 시작으로 현재 F-22와 F-35의 시험 비행사로 일하고 있는 경험을 되살려 "제공권 장악 능력이 탁월한 F-22와는 달리 다양한 임무수행이 가능한 F-35는 개발 의도부터가 다른 비행기다.

F-35는 크기가 조금 작다는 점을 빼곤 F-22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전투기"라고 말했다.

록히드마틴 관계자는 "F-35는 F-22에 비해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장비와 부품수가 줄어들어 운영유지비가 크게 줄어들었고 대량생산을 통해 대당 가격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록히드마틴사가 밝힌 F-35 대당 가격은 4500만~5000만 달러(2002년 불변가격) 수준이다.

현재 F-35는 2012년부터 미 공군 1800대, 해군 680대, 영국 138대, 이탈리아 호주 등 개발에 참여한 나머지 동맹국에 500~600대 등 총 2800여 대가 인도될 계획이다.

[포트워스 = 김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