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슈퍼 핵항모’ 은밀히 추진
[한겨레신문] 2007년 03월 27일(화) 오후 07:08
[한겨레] 중국이 초대형 핵동력 항공모함 건조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27일 처음으로 드러났다. 중국 군사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날 중국공산당 내부 자료를 바탕으로 중국이 4만8000t급 비핵동력 항공모함 건조계획인 ‘085 공정’과 더불어, 9만3000t급 초대형 핵동력 항공모함 건조 계획인 ‘089 공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이 제시한 자료는 중국 중앙군사위원회가 두 공정을 최근 각각 통과시켰다는 내용과 함께 두 항공모함의 제원이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다. 여지껏 중국이 비핵동력 항공모함 건조를 추진한다는 사실은 알려졌으나, 초대형 핵동력 항공모함 건조까지 추진한다는 사실은 공개되지 않았다.
자료를 보면, 핵동력 항공모함 건조 계획인 ‘089 공정’은 2020년 완성될 예정으로, 30만t급 유조선 건조 능력을 갖추고 있는 국영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 상하이 장난조선소에서 설계와 건조를 책임지고 있다. 그 규모는 옛 소련의 미완성 핵동력 항공모함인 ‘울리야노프스크’급으로 명시돼 있다.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울리야노프스크호의 설계 도면을 비밀리에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핵동력 항모가 완성될 경우 중국은 최근 부산항에 훈련차 입항한 미국의 최신 핵동력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9만7000t 니미츠급) 규모에 육박하는 항모를 보유하게 된다.
자료는 비핵동력 항모 건조계획인 085 공정을 089 공정의 ‘과도기’라고 못 박고 있다. 2010년 완성 예정인 비핵동력 항모는 표준 배수량 4만8000t, 만재 배수량 6만4000t의 중형 항모로, 중국이 지난해 12월 실전 배치한 젠-10 전투기 30~40대를 태울 수 있다. 중국 당국은 현재 젠-10 전투기를 항모 탑재형으로 개량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 작업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러시아제 수호이-33호 10~20대를 탑재할 예정이다.
비핵동력 항모는 중국이 1998년 우크라이나에서 구입해 국영 국방기업인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 산하 다롄조선소에서 구조 분석을 벌여 온 비핵동력 항모 바르야크호를 ‘수정’한 것으로, 다롄조선소가 설계와 건조를 책임지고 있다. 중국제 항모가 완성된 뒤 바르야크호의 함체는 탑재기 이착륙 훈련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런 내용은 16일 중국 군장비 연구·개발·제조의 총책임자인 장윈촨 국방과학공업기술위원회 주임(장관급)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자체 기술로 만들고 있는 항공모함 건조 작업이 순조로워 2010년까지는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발언과도 일치한다.
한국 국방부의 한 장성급 인사는 “중국의 핵동력 항공모함 건조 추진 계획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그러나 중국이 궁극적으로 핵동력 항공모함의 보유를 추구할 것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상수 손원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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