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부

난징대학살 美서 영화제작 日 우파 ‘끙끙’

한부울 2007. 5. 5. 13:46
 

난징대학살 美서 영화제작 日 우파 ‘끙끙’

[경향신문] 2006년 11월 27일(월) 오후 06:28


중국의 난징(南京)대학살 70주년(2007년)에 맞춰 미국에서 제작중인 영화 ‘난징’(가제)에 대해 일본 우파들이 좌불안석이다. 미국 내에서 야스쿠니 신사, 위안부 등 일본 우파들의 역사인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가 미칠 파급효과에 따른 불안감 때문이다.

영화 난징은 미국의 대표적 인터넷기업인 아메리카 온라인(AOL)의 테드 레온시스 부회장이 설립한 영상프로덕션 ‘아가페’가 주축이 돼 제작중인 작품이다. 그동안 중국이나 홍콩 내에서 난징대학살을 다룬 영화가 제작된 적은 있지만 미국에서는 처음이다.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는 재미 중국계 언론인 출신 작가인 아이리스 창(張純如)의 ‘난징대학살‘(원제 The Rape of Nanking·1997년 발행)을 바탕으로 쓰여지고 있다. 이 책은 난징의 비극을 영어로 알린 첫 작품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창은 책 발간 후 일본 우익들의 협박을 받아 우울증에 시달리다 2004년 자살했다. 영화는 대학살 사건 당시 난징에 살던 중국인 모녀의 눈을 통해 일본군이 저지른 만행을 주요 스토리로 다루면서 사건 관련 기록이나 사건 관계자의 증언 등을 다큐멘터리로 소개할 예정이다.

제작진은 그동안 “영화가 일본 우익으로 하여금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동양의 ‘잊혀진 홀로코스트’를 재현해 ‘쉰들러 리스트‘ 같은 감동적인 작품을 만들겠다”고 밝혀왔다.

난징대학살은 옛 일본군이 1937년 중·일전쟁 당시 난징 점령 과정에서 30여만명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다. 그러나 일본 우익들은 난징대학살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이며, 창에 대해서도 ‘반일사관의 작가’라고 폄하해왔다. 이번 영화에 대해 우파신문인 산케이는 26일 ‘미국에서 반일사관 영화’라는 제목으로 1면 머리기사로 전할 정도로 초조감을 보였다. 신문은 특히 영화가 개봉되면 당시 사건과 역사문제를 둘러싸고 일본의 국제적 입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도쿄|박용채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