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뿌리’ 경북대병원-서울대병원 100주년 기념사업 ‘웬말’”
[고뉴스] 2007년 02월 09일(금) 오전 11:40
(고뉴스=황문성 기자) 개원 100주년을 눈앞에 두고 기념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경북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대해 두 의료기관의 개원 100주년 기념사업은 일제의 식민통치를 미화하고 나아가 역사를 심각하게 왜곡할 소지가 매우 크므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 근현대 민족문제 연구와 해명을 하는 민족문제연구소는 9일 성명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두 병원의 개원 100주년 기념사업의 타당성에 관해서는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에 대해 먼저 경북대병원이 스스로 모체로 여기는 대구 동인의원은 그 연원이 1902년 6월 일본에서 조직된 일본인 의사단체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1904년 러일전쟁을 전후해 일본이 조선침략을 본격화하면서, 통감부는 조선 지배를 위한 의학체계 재편을 단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 단체가 바로 동인회였다는 것.
또한 일본의 대외팽창을 의학차원에서 보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동인회는 1904년 경부경의철도 건설이 강도 높게 진행되면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전염병 등으로 공사가 지연될 위기에 처하자 의사를 파견하는 등 일본의 대륙침략에 적극적으로 부응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1906년 12월1일과 1907년 2월10일에 각각 평양 동인의원과 대구 동인의원을 설립했는데, 이 병원들은 일차적으로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들과 철도공사 부상자 치료를 목적으로 했으며 부차적으로는 조선 민중들의 반일정서를 의료시술 제공으로써 희석시키는 효과도 거두고자 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특히 동인회가 조선에 진출한 1904년 무렵은 일본의 국권 침탈에 대한 저항으로 조선 각지에서 의병 봉기가 활발하던 때였고, 대구 동인의원의 경우 경부철도회사의 기부금 5000원이 사용된 점은 대구 동인의원의 설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밝혔다.
또 서울대병원의 경우 자신들의 뿌리라고 주장하는 대한의원도 동인의원과 마찬가지로 식민지배 정착이라는 목표아래 꾸준히 추진된 조선인 회유책의 일환으로 설립됐다는 점을 밝혔다.
대한의원의 설립 비용은 대한제국 정부가 일본에서 억지춘향격으로 빚을 얻어 충당했지만 당시 동인회 부회장이던 사토 스스무(좌등진)가 이토 히로부미의 요청과 일왕 메이지의 임명으로 대한의원창설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위원 전원이 일본인으로 채워지는 등 실질적으로는 당시 통감인 이토의 구상대로 추진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황실이 설립한 적십자사병원을 비롯해 광제원, 의학교와 부속병원을 통합해 당대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근대 서양식 병원을 설립함으로써, 대한제국 황실의 위상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통감부의 권위를 높이는 이중의 효과를 거두고자 했던 것.
아울러 항일 언론지인 대한매일신보는 이 같은 저의를 간파하고 이토 통감의 뜻에 추종하기 바쁜 조선인 권력자들을 비판했고, 관립의학교 교장이던 지석영 역시 통감부의 시책에 정면으로 반대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이에 민족문제연구소는 대한의원 설립은 태동하고 있던 자주적인 근대의학의 싹을 말살하고 이를 통감부가 통제하는 식민지 의료체계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의료기관이 일제의 통감부와 그 어용단체가 궁극적으로 조선 지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설립한 병원들을 자신들의 연원으로 삼고 나서는 것은, 마치 대한민국 정부의 뿌리가 조선총독부라는 이야기에 다를 바 없다”며 “이는 1945년 해방과 독립의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두 대학병원이 국립대학 병원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이라도 있었다면 식민의 역사에서 자신들의 뿌리를 찾고 이를 떳떳하게 기념하는 망발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북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은 각각 2월10일과 3월15일에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기념식은 물론 상징조형물 제작, 기념우표 발행, 대규모 음악회 개최, 타임캡슐 제작, 기념 백일장, 심포지엄 개최 등 다양한 행사를 1년 내내 진행할 예정이라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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