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칭기즈칸은 위대한 중국인” 억지
[경향신문] 2006년 12월 29일(금) 오후 05:01
지하의 칭기즈칸이 알면 분해서 당장 무덤을 박차고 나올 법한 일이 중국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칭기즈칸은 중국인’이라는 주장을 집요하게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칭기즈칸은 현재 중국인의 대다수인 한(漢)족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았을 뿐, 단 한 번도 한족과는 동류의식을 갖지 않았다.
중국은 난징(南京)대학살을 부정하는 일본의 일부 학자를 향해서는 왜곡 시정을 강하게 요구하면서도, 고구려사를 중국사의 일부로 보는 ‘동북공정’으로 한국과 갈등을 빚고 몽골족의 영웅을 중국인으로 둔갑시키는 역사왜곡을 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29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네이멍구(내몽골)자치구 현지 취재를 통해 12세기말과 13세기초에 걸쳐 칭기즈칸이 만들어 간 역사를 중국사의 일부로 보려는 중국 당국의 실태를 전했다.
네이멍구 칭기즈칸 묘역 관광지구 총책임자인 궈우룽은 FT 기자에게 “칭기즈칸은 확실한 중국인”이라며 “그는 위대한 중국인이자 세계 역사의 거인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말로만 그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칭기즈칸 묘역에 중국 역대 황제들의 무덤과 비슷한 양식으로 많은 조각상과 광장을 만들고 기념관을 짓고 있다. 일부 중국학자들은 네이멍구에 칭기즈칸의 묘가 있다고 보지만, 세계 역사학계의 일반적 의견은 칭기즈칸의 무덤 위치는 ‘영원한 비밀’이라는 것이다.
FT는 칭기즈칸을 품으려는 중국의 의도를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하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상당수 내몽골인들 사이에 잠재되어 있는 독립욕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정치적 필요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신들의 위대한 선조 또한 중국인인데 당신들이 딴살림을 차릴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 중국 당국자들이 내 몽골인에게 말하고 싶은 속내로 보인다.
또 하나는 ‘칭기즈칸’이 돈 되는 관광자원이기 때문이다. 칭기즈칸은 워싱턴포스트가 21세기의 개막을 앞두고 지난 1000년 동안의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을 만큼 세계인의 끊임없는 관심상품이다.
중국 정부는 한때는 금지시켰던 몽골족의 나담축제를 인정하고 지원해 주는 등 거대했던 몽골제국의 흔적을 찾으려는 외부 관광객의 발걸음이 중국을 거치도록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FT는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싸늘한 눈총을 보내고 있다. 현 중국의 아버지격인 마오쩌둥이 “할 줄 아는 유일한 것은 독수리를 향해 활을 겨누는 것뿐”이라는 혹평을 내렸던 칭기즈칸을 놓고 중국이 지금에 와서 칭송을 하고 나선 것은 자기모순이라는 것이다.
FT는 칭기즈칸의 후계자들이 황제로서 중국을 통치했고 많은 몽골족들이 현재의 중국 영토내에 살고 있는 점을 들어 중국 당국은 칭기즈칸을 중국인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견해에 대해서는 중국 내부에서부터 반론이 만만치 않다. 허페이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다궤이는 “당신들의 손자가 미국으로 이주해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고 해서 당신과 당신의 아버지가 미국인은 아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김용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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